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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서 상인이 준 고등어 먹었던 새끼 고양이 4마리가 한꺼번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경찰은 고등어를 먹고 세상을 떠난 새끼 고양이들이 부검해 독극물이 들어갔는지에 대한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인사이트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뉴스1] 김경석 기자 = "돌보던 새끼 고양이 4마리가 죽어 있었고 그 옆에는 어미가 울고 있었어요. 제발 길고양이들을 가여워해주세요."


강원 춘천시 사농동에 거주하는 A씨(58)는 약 2년간 농수산 도매시장 내에 사비를 들여 길고양이들에게 겨울집을 만들어 주고 퇴근 후 사료를 주는 등 캣맘을 자처해왔다.


그러나 설 연휴를 맞아 겨울집 청소를 위해 찾았다가 자신이 돌보던 고양이 4마리가 싸늘한 주검이 된 광경을 목격하고 충격에 빠졌다.


인사이트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사건이 시작된 건 지난달 20일. A씨는 퇴근 후 평소와 같이 자신이 돌보는 길고양이집에 사료를 주러왔다.


집 앞에 고등어 두 마리가 놓여 있어 수산물상가 상인들이 고양이들에게 먹으라고 줬나보다며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다.


다음날도 사료를 주러왔지만 먹으러 나오질 않아 낯가림이 심해서라는 생각에 겨울집 입구를 상가 반대편으로 돌려놓았다.


설날인 지난달 25일 사료를 주고 겨울집 청소도 해줄 겸 다시 방문했다. 


그러나 어미 고양이가 집 근처에서 울고 있는 것이 수상해 집을 열어 확인해보니 새끼 4마리가 죽어있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인사이트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A씨는 당황해 주변 캣맘들에게 해당 사실을 알리고 혹시라도 집 앞에 놓여있던 고등어에 독극물이 포함된 것이 아닌지 의뢰를 위해 경찰에 신고했다.


그동안 도매시장 상인들과 길고양이를 두고 갈등이 있었는데 누군가가 악의적으로 행한 것이 아닌지 의심이 됐기 때문이다.


이에 춘천경찰서는 해당 고양이 4마리에 대해 부검을 통해 독극물 여부를 조사 중이다.


A씨는 “그 동안 도매시장 상인들이 길고양이에게 관심을 줬더라면 이런 의심은 없었을 것이다. 갈 길 없는 길고양이들을 보호해달라"고 호소했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한편, 해당 도매시장은 지난 2018년 길고양이집 문제로 인근 캣대디와 상인 간 갈등이 있었던 곳이다.


당시 캣대디 B씨(33)는 도매시장 내 길고양이 개체 수를 줄이기 위해 약 1000여만 원을 들여 집 설치와 중성화 수술을 진행했다. 결국 30~40마리던 길고양이 수가 20마리로 줄어들기도 했다.


하지만 도매시장 측과 허가 없이 길고양이집을 설치하다 보니 갈등이 발생해 철거하는 사태까지 이르렀다.


이후 B씨는 관내 캣맘·대디 40여 명과 비영리법인 춘천길고양이보호협회를 창설하고 도매시장과 협의 끝에 매년 11월부터 5월까지 겨울집을 놓을 수 있게 됐다.


협회는 현재 시장 내 8~9개의 집을 설치부터 수거까지 자체적으로 하고 있다. 중성화 수술도 TNR(Trap Neuter Return) 사업을 통해 시에 직접 진행해오고 있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하지만 B씨에 따르면 1년여간은 잘 지켜지다가 겨울집에 얼음이 들어가 있거나 누군가 집 입구에 낙엽이나 쓰레기로 막아놓는 사례들이 발생했다.


또 길고양이 들이 시장 내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외부에 펜스를 치던 사례도 발견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B씨는 “지난해 11월 이재수 시장님과 간담회에서 바뀌지 않는 길고양이 박해 문제에 대해 건의를 드렸으나 변한 게 아무것도 없다”며 “최소한 고양이 급식소 주변에 CCTV를 설치해주거나 보호 현수막이라도 걸어줄 것을 기대했는데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도매시장 관계자는 “최근 도매시장 내에 관련 내용이 있었지만 고양이가 독극물이 포함된 고등어를 먹고 죽었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주장이다"고 답변했다.


시 동물보호센터 관계자는 “해당 지역에서 새끼 고양이가 죽은 사례가 있어 부검 결과 일반 전염병으로 판명 난 바 있어 이번 건도 독극물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며 “동물보호법에 유기견과 다르게 길고양이에 대한 보호 근거가 없어 학대 의혹에 CCTV 설치 등 적극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주변인들의 인식 전환 밖에는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