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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상에 '갈비찜' 올렸다고 밥 거부하며 "살육현장이다" 외친 채식주의 조카들

설을 맞아 상다리가 휘게 차려진 고기 요리에 충격을 받은 한 채식인의 사연이 전해졌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아무리 명절이라지만, 어떻게 갈비찜을 먹을 수 있나요?"


설을 맞아 상다리가 휘게 차려진 고기 요리에 충격을 받은 한 채식인의 사연이 전해졌다. 핏빛이 어린 살육의 현장이라고 반발하다 집안 분위기가 싸해졌다고 한다.


지난 2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설을 맞아 큰집을 찾았다 괜히 기분만 상했다는 한 채식주의자의 글이 올라왔다.


내용에 따르면 A씨는 이날 제사를 마치고 밥상에 앉았다 경악을 금치 못했다. 채식주의자였던 그의 앞에 갈비찜과 산적 등 고기 음식이 잔뜩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MBC '장미빛 연인들'


그는 채식주의자임을 밝히고 더 식사를 이어가지 않았다. 이런 조카의 태도에 삼촌과 일부 가족들은 걱정을 빙자해 간섭과 훈계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고기를 안 먹으면 뭘 먹냐', '단백질은 어떻게 섭취하냐', '동물은 불쌍하고 식물은 안 불쌍하냐' 등이 가족의 단골 멘트였다.


A씨는 "끼니마다 고기를 씹는 소리를 듣는 게 상당한 스트레스였다"며 "가족은 항상 뭐라 뭐라 지적하며 고기를 권한다. 거절하는 것도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채식에 대한 부정적인 말을 듣고 논리적으로 반박하다 서로 얼굴을 붉히고 말았다"고 밝혔다.


A씨처럼 채식주의자라서 명절날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례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종종 볼 수 있다. 종갓집의 맏며느리라는 이유로 먹지는 않더라도 요리는 해야 했던 여성도 있다. 


그는 "상에 고기와 산적은 필수로 올리되, 내가 잡은 건 아니니까 괜찮다고 되뇌며 요리를 했다"며 "혼자 안 먹기도 눈치가 보였지만 꾹 참았다"고 털어놨다.


이에 각종 SNS에는 고기를 쓰지 않고 명절 음식을 만드는 팁이 다수 공유되기도 한다. 산적에는 햄과 맛살을 빼고 곤약과 버섯을 더하고, 잡채에는 고기 대신 유부나 콩을 넣는 식이다.


한 채식인은 "지금 당장은 명절 식탁에서 채식 음식을 찾긴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동물권에 대한 인식이 점차 확장되면 조금씩 채식 명절 음식이 많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최근에는 육식의 대안인 콩고기마저 거부하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고기 형태를 모방한 음식을 만드는 자체가 동물을 식용의 범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한다는 논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