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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자취하는 집순이·집돌이는 절대 고칠 수 없는 불치병

집에서 나가지 않고 종일 누워서 생활하는 집순이, 집돌이들은 집에 착 붙어 벗어나지 않는 불치병 '집착병'에 걸린 것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김비서가 왜 그럴까'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집 나가면 고생인데 뭐하러 나가?"


오랜만에 나와서 놀자는 친구의 전화에도 전혀 나갈 생각이 없다는 듯 그대로 누운 채 전화를 받는다.


재밌게 놀고 있다며 단톡방에 쉴 새 없이 올라오는 사진에도 하나도 부럽지 않다.


뜨끈하게 데워진 전기장판 위에 누워 두꺼운 극세사 이불을 덮은 채 TV를 보고 있노라면 그것이 바로 진정한 행복이 아닐까.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MBC '이불밖은 위험해'


최근 혼자 사는 나홀로 가구가 늘면서 이처럼 집에 엉덩이를 붙이고 웬만해서는 절대밖에 나가지 않는 '홈족'들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집에만 착 달라붙어 있다고 해서 '집착병'이라고도 부르는 이 병은 한 번 걸리고 나면 고치기도 힘들다.


증상은 이러하다. 먼저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릴 때도, TV를 볼 때도, 책을 볼 때도 절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마치 침대에 흡수되기라도 하려는 듯 등을 딱 대고 누워서 모든 것을 해결한다. 무엇인가를 먹을 때도 일어나서 먹지 않고 몸을 돌려 엎드려서 먹는 것이 포인트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일본 NTV '호타루의 빛'


화장실에 가려고 일어나는 것도 귀찮아 방광이 터지기 일보 직전까지 참다 겨우 가는가 하면 배가 고파도 먹을 것을 가지러 가는 과정이 귀찮아 배에서 커다란 뱃고동(?) 소리가 들릴 때까지 참고 또 참는다.


하지만 집착병이 발전하면 이제는 방에 비상식량(?)을 쌓아두고 먹을 정도로 다양한 노하우가 생긴다.


집착병 환자들에게는 일어나서 씻는 것도 사치다. 기름진 머리와 얼굴을 그대로 두고 잠옷도 그대로 입은 채 온종일 생활한다.


말기가 되면 며칠 동안 씻지 않다가 꼭 외출해야 하는 일이 생기면 잽싸게 머리를 감거나 앞머리만 빠르게 감고 모자를 푹 눌러쓴 채 나가기도 한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


하지만 외출을 해서도, 친구들을 만나서도 머릿속에는 따뜻하고 아늑한 집에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만 떠오른다.


이런 집순이, 집돌이들에게 "계속 집에 누워있으면 몸이 찌뿌둥하지 않아?"라고 묻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몸도 이런 생활에 맞춰 진화한 것인지 이들은 오히려 집에 종일 누워있는 게 더 편하다고 말한다.


누워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행복한 웃음이 나오며 종일 집에서 누워만 있고 싶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MBC '나 혼자 산다'


지난해 11월 취업포털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성인남녀 1,62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8.6%가 '스스로를 홈족으로 생각하고 있다'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율은 20대(68.5%), 30대(62.0%)가 가장 높았다.


이들이 외출보다 집에 머무는 것을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집에서 쉬는 게 진정한 휴식 같아서'(61.1%)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집에서 적당한 휴식을 취하는 것은 좋지만 건강에는 매우 위험할 수 있으니 야외활동도 자주 해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지금 이 글을 보면서 공감했다면 당신도 집착병에 걸린 집순이 혹은 집돌이일 것이다.


앞으로는 귀찮고 힘들더라도 건강을 위해서 상쾌한 공기를 맞으며 산책을 하는 등 야외활동을 늘려 가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