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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엔 굶겨 죽인 '아기 원혼'을 대나무 통에 가두는 사악한 '흑마법' 있었다

조선 후기 문인 성호 이익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흑마법의 일종인 사악한 주술 염매가 있었고 조선은 이 염매를 강력하게 금지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0.0MHz'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옛날 소설 또는 무협지에서 나쁜 결과나 의도를 가지고 사용되는 초자연적인 마법을 '흑마법'이라 한다.


이러한 흑마법은 게임 또는 만화에서도 좋은 콘텐츠로 활용돼 현대인들에게도 낯설지 않다. 


현대에서 통용되는 흑마법은 보통 이국적인 이미지를 강하게 풍기지만 조선 시대에도 흑마법은 존재했다.


'염매(魘魅)'와 같은 것이 그 예다. 


조선왕조실록을 살펴보면 죄수들을 그냥 풀어주는 경우가 자주 등장하는데 이때 염매를 부린 죄수는 항상 제외됐을 정도로 그 죄를 무겁게 다뤘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주온'


조선 후기의 유학자 성호 이익은 자신의 저서 '성호사설'에 이 염매에 관한 이야기를 자세히 풀어놨다. 


이에 따르면 염매는 어린아이를 도둑질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훔친 아이는 가둔 뒤 굶긴다. 그러다 죽을 때가 되면 조금씩 음식을 준다.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아이를 굶겨 살이 쪽 빠지게 만든다. 


굶주림에 시달린 아이는 이때부터 먹을 것을 보면 사족을 못 쓰고 달려든다. 아이가 이 상태가 되면 염매를 위한 준비가 끝난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아이가 굶주림에 몸부림치기 시작할 때 작은 죽통(음식을 담기 위해 대나무로 만든 통)을 준비해 그 안에 맛있는 음식을 넣어 놓는다. 


그 죽통을 아이 앞에 갔다 두면 아이는 음식을 먹기 위해 죽통 속으로 미친 듯이 달려든다. 이미 삐쩍 마른 상태인 아이는 안으로 쏙 들어가 흉측한 몰골로 죽통 안을 가득 채우게 된다. 


이때 날카로운 칼로 아이를 찔러 번개같이 죽인 후 빠르게 입구를 막는다. 배고픔에 시달리다 죽은 아이의 원혼이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이렇게 죽은 아이의 원혼이 든 죽통을 염매라 한다. 이제부터 배고픔과 원한, 증오, 갈증으로 가득 찬 아이의 영혼은 죽통에 매인 '지박령'이 된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만신'


자신의 신기(神氣)가 떨어져 능력이 없어진 무당들은 부당하게 이득을 챙기기 위해 이 염매를 사용했다. 


염매를 들고 부잣집을 돌아다니면 원한에 가득 찬 아기 귀신이 음식 냄새를 맡고 나와 부잣집 사람들에게 각종 질병을 옮겼다.


이에 사람들이 병을 낫게 해달라고 무당에게 빌면 무당은 아이를 유인해 다시 죽통에 가두고 그 대가로 돈이나 곡식을 받아 간다. 


염매는 어른들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를 희생시키는 조선시대의 사악한 흑마법이었다. 


어쩌면 그 아이의 원혼은 아직까지도 우리들 곁을 떠돌고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