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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엔 공부 엄청 잘하는데 '시험'만 보면 망치는 '유전자' 따로 있다

시험과 같이 긴장감이 팽배한 상태에서 부진한 결과를 내도록 만드는 유전자를 다룬 다큐멘터리가 누리꾼들 사이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인사이트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JTBC 'SKY캐슬'


[인사이트] 장경윤 기자 = "이상하다... 분명히 평소에는 잘했는데?!"


시험 내용을 달달 외워 자신 있게 교실로 향한 날, 이와 같은 한탄을 내뱉으며 집으로 돌아온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단순히 컨디션 난조나 나쁜 운 때문일까. 어쩌면 여기에는 보다 '근본적인' 원인이 숨어있을지도 모른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평소엔 공부를 잘하다가도 시험만 보면 저조한 성적을 보이게 되는 이유를 다룬 다큐멘터리가 재조명되고 있다.


인사이트EBS1 '교육대기획-시험'


해당 다큐멘터리는 지난 2015년 EBS에서 방송된 '교육대기획-시험'의 일부이다.


당시 방송에 출연한 창춘엔 국립대만사범대학 석좌교수는 자신과 아내가 공부를 잘하는데도 자식의 학업 성취도가 낮은 이유가 '유전적 특성'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가설을 세웠다.


창 교수는 이에 대만 학생 779명의 DNA를 분석해 성적과의 관계를 분석했다.


결과는 "시험 결과는 노력에 따라 바뀐다"는 오랜 통념을 완전히 뒤집는 내용이었다.


인사이트EBS1 '교육대기획-시험'


연구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먼저 미국 코넬대학의 인간생태학 교수 로버트 스턴버그의 의견을 언급해야 한다.


로버트에 따르면 시험 점수는 언제 어떤 방식으로든 변하지 않는 수험자의 실력(True Score)과 시험을 볼 때 영향을 미치는 오차 점수(Error Score)에 따라 결정된다.


오차 점수에는 수험자의 신체적 혹은 정신적 상태와 시험장 주변의 환경 등이 해당된다.


그런데 오차 점수에는 외부적 요인 외에도 수험자의 유전자가 영향을 미친다. 창 교수는 이 유전자를 '콤트 유전자'라고 설명했다.


인사이트EBS1 '교육대기획-시험'


콤트 유전자는 뇌를 활성화하는 데 사용되는 도파민의 양이 넘치지 않도록 분해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도파민은 보통 시험을 볼 때처럼 긴장이나 부담감이 큰 상황에서 과잉 분출된다.


콤트 유전자는 전사형, 중간형, 걱정쟁이형으로 나뉘는데, 전사형은 걱정쟁이형보다 4배나 빠르게 도파민을 분해한다. 


때문에 전사형은 시험을 볼 때에도 별다른 이상 없이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다. 반대로 걱정쟁이형은 도파민 분배에 오랜 시간이 걸려 뇌의 과부하 상태가 지속된다.


인사이트EBS1 '교육대기획-시험'


즉 긴장 속에서 시험을 치를 때마다 부진을 겪는 사람들은 이 걱정쟁이형에 속해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다.


창 교수가 분석한 779명 가운데 50%는 전사형, 40%가 중간형, 10%만이 걱정쟁이형 콤트 유전자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걱정쟁이형이 항상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걱정쟁이형은 항상 뇌가 충분히 활성화되는 덕분에 다른 유형보다 사고력과 언어능력, 기억력이 우수하다.


창 교수는 "이처럼 콤트 유전자 유형에 따라 두각을 나타내는 분야는 다를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단 하나의 시험으로 아이들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착각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사이트EBS1 '교육대기획-시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