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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에도 28년 전 '납치'된 어린 딸 찾기 위해 '전단지' 돌리는 아버지

십수 년이 지났지만 '오늘은 돌아오겠지'하는 한 가닥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여전히 딸을 찾아 헤매고 있는 아버지가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어린이날이 되면 가족들과 '어디 놀러 갈까', '무엇을 먹을까' 등 행복한 고민을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때가 되면 더욱 슬퍼지는 사람들도 있다. 누군가에 의해 혹은 자신의 실수로 아이를 잃어버리고 애타게 찾고 있는 실종아동 부모와 그 가족들이다.


이 중에는 십수 년이 지났지만 '오늘은 돌아오겠지'하는 한 가닥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여전히 딸을 찾아 헤매고 있는 아버지도 있다.


이 아버지는 납치된 어린 딸을 찾기 위해 전국의 사창가는 물론이고 최근까지도 지하철 1호선에서 "초등학교 6학년 때 납치돼 실종된 내 딸 유리를 찾습니다"라며 전단지도 나눠주고 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정유리 씨 가족


1991년 8월 5일 경기도 안산 단원구 원곡 성당 앞 라성빌라 인근에서 정유리(당시 11살) 씨가 실종됐다.


유리씨는 집안 사정으로 인해 부모님과 멀리 떨어져 지내는 와중에도 여름 방학 때면 꼬박꼬박 찾아와 일손을 돕거나, 조카들을 대신 봐주는 등 착한 딸이었다.


납치된 그날도 유리씨는 집 앞에서 친척 동생들을 놀아주고 있었다.


그때 아이들이 집으로 뛰어 들어와 "어떤 검정차에서 아줌마, 아저씨들이 유리 언니를 끌고 갔다"고 소리쳤다.


소식을 들은 유리씨의 아버지 정원석 씨는 맨발로 부랴부랴 뛰어나가봤지만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진 후였다.


이후 아버지 정씨는 유리씨를 찾는데 평생을 바치고 있다.


인사이트Facebook 'gyeonggipol'


당시 청량리, 미아리 등지의 사창가에서 어린아이들을 상대로 성매매를 한다는 소문이 퍼졌다.


정씨는 한 치의 고민도 없이 납치된 딸을 찾기 위해 전국 사창가를 모두 돌아다녔다. 


그러나 어디서도 유리씨의 모습을 발견할 수 없다.


28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아버지 정씨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하루도 빠짐없이 전단지를 돌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어린이날인 오늘(5일) 역시 정씨는 어딘가에서 딸을 애타게 찾고 있지 않을까.


인사이트사진 제공 = 정유리 씨 가족


정씨 외에도 행복한 어린이날에 가족과 함께할 수 없는 또 다른 수많은 실종자 가족들이 있다. 가정의 달인 만큼 이들을 향한 관심이 더욱 필요한 때이다.


아이들이 하루빨리 되돌아와 행복한 5월을 보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한편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실종아동에 대한 신고 접수 및 처리 현황이 최근 3년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2016년은 3만8,281건으로 전년에 비해 4.1%가 증가했고, 2017년은 전년대비 3%가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4만2992건으로 10.8% 증가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