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안에 지상만큼이나 넓은 '제2의 바다' 존재한다"
지구 전체 부피의 약 70%를 차지하는 맨틀 사이에 지표면 지상 면적만큼의 물이 있는 제2의 바다가 존재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지구 내부에 또 다른 세상이 있을 거라는 상상, 꿈이나 영화 혹은 소설에서만 가능한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영화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는 이러한 상상을 화려한 영상으로 표현해 내 흥행을 거두기도 했다.
영화에서처럼 지구 속에 또 다른 세상이 있다는 설정은 좀처럼 믿기 어려운 이야기지만, 실제로 존재할지도 모른다고 주장하는 과학자들이 등장했다.
이들은 지구 깊숙한 곳에 '제2의 바다'가 존재한다는 유력한 증거를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과학 시간에 배웠던 것을 떠올려보면 지구는 사람이 살고 있는 겉표면 지각을 비롯해 맨틀, 외핵, 내핵으로 구성돼 있다.
그중 맨틀은 깊이 30~2,900km 사이에 존재하는 두꺼운 암석층으로 지구 부피의 약 70%를 차지한다.
'제2의 바다'가 있다고 추정되는 곳은 지표로부터 410~660km에 위치한 '맨틀전이대'로 맨틀 사이에 위치한다.
이 맨틀전이대에서 '제2의 바다'의 유력한 증거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그 증거는 2014년 4월 캐나다 앨버타 대학 연구진이 발견한 링우다이트(ringwoodite) 결정이다.
맨틀전이대 전반에 골고루 분포돼 있는 링우다이트 결정에는 물 분자가 약 1% 포함돼 있었다.
단 1%에 불과했지만 맨틀전이대에 다량으로 분포하는 링우다이트 양을 추정한다면 지구 내부에도 바다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다만 1%의 물 분자가 맨틀 내부에서 만들어진 것인지 아닌지 확인할 방법이 없었고, 링우다이트가 맨틀전이대에서 만들어지는지도 불분명해 당시 가설에 그쳤다.
그 후 2개월이 지난 2014년 6월, 미국 뉴멕시코대학·노스웨스턴 대학 공동연구진은 지구 안에 '제2의 바다'가 존재한다는 결정적인 근거를 제시했다.
연구진은 실험을 통해 맨틀전이대와 유사한 환경을 만들어 링우다이트 결정이 만들어지는 걸 확인했고, 지진파를 분석해 맨틀전이대에 물을 저장할 수 있는 환경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뉴멕시코 대학 지진학자 브랜든 쉼트 박사는 "맨틀전이대는 지구 내부에서 물을 제어하는 중요한 부분"이라며 "이 연구가 지구의 신비한 물 순환을 이해하는데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연구는 미국과학진흥협회(AAAS)의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