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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트랙' 놓고 8년 만에 국회에서 치고받고 싸우신 '의원님들'

여야 5당 의원들이 패스트트랙을 놓고 몸싸움을 벌였다.

인사이트패스트트랙 반대를 외치는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 / 뉴스1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국민의 혈세를 받는 '의원님'들이 8년 만에 국회의사당을 '옥타곤'(UFC 경기장)을 방불케 만들었다.


국회의원이 지켜야 할 품위는 당연히 지키지 않았고, 반말과 조롱을 반복하며 서로를 헐뜯기 바빴다. 심지어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자신들의 의견을 관철시키기 위해 다른 의원을 6시간 동안 감금시키기도 했다.


지난 25일,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평화민주당, 정의당)은 선거제 개편안과 사법제도 개혁안의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을 추진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소속 오신환·권은희 의원을 잇달아 사보임하면서 내부 갈등은 격화됐다.


인사이트몸싸움을 벌이는 국회의원들 / 뉴스1


국민의당계 김 원내대표 측의 '사보임 카드'에 불만을 품은 바른정당계 의원들(하태경, 유승민, 이혜훈, 오신환, 정병국)과 신경전을 벌였다.


바른정당 지도부가 사개특위 위원을 오신환 의원에서 채이배 의원으로 교체하자 한국당 의원들은 채 의원 사무실을 찾아갔다. 이들은 의원실을 걸어 잠궜고, 채 의원은 "감금 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해 경찰과 소방대원이 출동했다.


이후 문희상 국회의장은 오후 6시 50분 '경호권'을 발동했다. 경호권 발동은 1986년 이후 33년 만이다.


한국당 의원들은 패스트트랙을 저지하기 위해 국회 점거를 시도했다. 의안과를 점령하며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도록 했다.


인사이트의안과 앞을 점령한 자유한국당 의원 및 당직자들 / 뉴스1


이 과정에서 차마 눈 뜨고 보기 힘든 몸싸움이 연이어 벌어졌다. 한국당 의원들과 보좌진들의 거센 압박에 경호권 발동마저 무산됐다. 그때 여기저기서 환호가 터져나왔고, 애국가가 나오기도 했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이러면 안 된다"고 항의했지만, 한국당 소속 한 의원은 "교섭단체도 못 만드는 당이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라고 맞받아쳤다. 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입 닥쳐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목숨을 건 몸싸움 시도에 결국 패스트트랙은 D데이 기한을 넘겨버렸다.


인사이트망치질로 너덜너덜해진 문 / 뉴스1


여야 4당은 다시 해당 법안들을 통과시키기 위해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측은 '국회선진화법'을 어긴 한국당 의원들을 고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선진화법은 2012년 만들어졌다.


해당 법에는 "누구든 의원이 본회의 또는 위원회 출입하기 위해 회의장 출입하는 것을 방해해선 안 된다"(148조), "회의 방해 목적으로 부근에서 폭력행위를 해선 안 된다"(165조)고 규정돼 있다.


이를 위반하면 5년 이하 징역,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500만원 이상 벌금형이 선고된 자는 피선거권이 최하 5년간 박탈될 수 있다. 


인사이트기자회견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