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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유산 놓고 '원수'처럼 지내다 형 죽어서야 보러 온 한진家 조남호·조정호

한진家 '형제의 난'을 겪었던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과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 故 조양호 회장 빈소를 찾았다.

인사이트故 조양호 회장 빈소에 들어서는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 뉴스1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과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故 조양호 회장 빈소 찾아 


[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형제의 난' 이후 두 남동생과 남처럼 지내던 고(故) 조양호 회장이 빈소에서나마 아우들과 조우했다. 


조 회장의 빈소가 차려진 지 이틀째인 지난 13일, 조 회장의 둘째 동생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과 넷째 동생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 형의 빈소를 찾았다. 


한진家 삼형제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만난 건 모친 故 김정일 여사의 빈소를 함께 지킨 2016년이 마지막이다. 앞서 조 회장의 누나 조현숙 씨는 전날 오전 빈소를 다녀갔다. 


인사이트 / 사진=사진공동취재단사진=사진공동취재단


지난 13일 오전·오후에 각각 조문해 


이날 오전 11시경 조남호 회장이 먼저 조 회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조남호 회장은 입관식 직전 빈소에 들러 형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워낙 조용히 오셨다 가는 바람에 우리도 뒤늦게 확인했다"고 전했다. 


오후 4시에는 조정호 회장이 빈소를 다녀갔다. 조정호 회장은 2시간가량 빈소에 머무르며 유가족을 위로했다. 


이후 그는 취재진에 질문에 아무런 대답 없이 빈소를 빠져나갔다. '한진칼 지분 인수설', '유족과의 대화' 등과 관련한 질문에도 침묵을 지켰다.


인사이트故 조중훈 한진그룹 회장(가운데)과 4남. 왼쪽부터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故 조수호 한진해운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 / 사진 제공 = 한진그룹 


2002년 한진그룹 창업주 故 조중훈 회장 타계 이후 시작된 '형제의 난' 


세상을 떠난 이후에야 동생들과 만나게 된 조양호 회장. 한진家 '형제의 난' 역사는 지난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양호 회장의 선친이자 한진그룹 창업주인 故 조중훈 회장은 슬하에 1녀 4남을 뒀다. 


그는 2002년 타계하면서 첫째 조양호 회장이 대한항공과 한진그룹을, 둘째 조남호 회장이 한진중공업을, 셋째 故 조수호 회장이 한진해운을, 넷째 조정호 회장이 한진 투자증권을 이어 받을 것을 유언으로 남겼다. 


그렇지만 조양호 회장이 그룹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형제간 경영권 다툼이 벌어졌다. 둘째 조남호 회장과 넷째 조정호 회장은 조양호 회장을 상대로 선친의 유언장을 조작했다며 소송을 걸기도 했다. 


또한 둘째 조남호 회장은 조양호 회장과 '기내 면세점' 사업권을 두고도 6년 넘는 시간 동안 지독한 법적 분쟁을 벌였다. 


인사이트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 / 뉴스1


셋째 조수호 회장 세상 떠난 후에도 분쟁 지속  


셋째 조수호 회장이 2006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조양호 회장은 조수호 회장의 배우자인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과 한진해운 경영권을 두고 분쟁을 이어갔다.


결국 최 회장이 승리해 한진해운을 맡게 됐지만 회사가 어려워지자 지난 2014년 조양호 회장이 경영권을 넘겨받았다. 그러나 한진해운은 해운업 불황 등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 2017년 파산했다. 


인사이트(왼쪽부터) 빈소 지키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조양호 회장, 자녀들에게 "가족들과 잘 협력해서 사이좋게 기업을 이끌어 나가라" 유언 남겨


이처럼 형제간 불화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일까. 


조양호 회장은 별세하기 직전 조원태 대항항공 사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 자녀들에게 "가족들과 잘 협력해서 사이좋게 기업을 이끌어 나가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전해진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조양호 회장은 삼남매가 본인처럼 형제간 극심한 불화로 아픔을 겪지 않길 바랐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