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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은 '타다' 원하는데 밥그릇 뺏긴다며 '소송' 불사한 택시 기사들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는 가운데, 택시 업계는 '소송'을 불사하며 갈등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들고 있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계속 고조되는 '타다'와 택시 업계 간 갈등 


[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와 택시 업계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집단 파업까지 강행하며 '카카오 카풀'의 상용화를 막은 택시 업계는 최근 '타다' 또한 불법으로 규정, 이재웅 쏘카 대표(VCNC 모기업)와 박재욱 VCNC 대표(타다 운영 기업)를 검찰에 고발하는 '강수'를 뒀다. 


타다가 자신의 밥그릇을 침범한다고 판단한 택시 기사 일동이 본격적인 공세를 취하기 시작한 것이다.


인사이트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이재웅 쏘카 대표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이재웅 대표, "택시와 경쟁해 시장 뺏을 생각 전혀 없어" 


이재웅 대표는 펄쩍 뛰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타다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의거한 합법적인 서비스"라며 "업무 방해와 무고로 법적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라고 강경한 태도를 취했다. 


그러면서 "쏘카·타다는 택시와 경쟁해서 시장을 빼앗을 생각이 없다. 우리는 자동차 소유를 줄여 새로운 이동 시장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선을 그었다. 


타다의 서비스 확장에는 택시 기사의 일자리를 위협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으며, 그저 모빌리티 시장 전체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메시지로 읽힌다. 


이 대표는 그로부터 며칠 후 자신의 의도를 몸소 증명해 보였다. 오는 4월 택시 업계와 손을 잡고 준고급 택시 서비스 '타다 프리미엄'을 론칭한다고 예고하면서다.


이는 법인택시와 개인택시 모두 참여가 가능한 '상생' 모델이다. 타다는 최근 고급택시 자격 요건을 갖춘 서울지역 개인택시 및 법인택시 사업자를 공개 모집한다고 밝힌 상황이다. 


인사이트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서비스 론칭 당시부터 택시 업계와의 '협업' 강조해온 타다 


사실 타다는 지난해 10월 서비스를 처음 론칭하던 시점부터 꾸준히 택시 업계와의 협력 의지를 드러내왔다. 모빌리티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새로운' 모델을 만들겠다는 게 이들의 목표였다. 


그 일환으로 타다는 지난 1월에도 택시 운수사업자 6곳과 함께 프리미엄 밴 예약 서비스 '타다 VIP 밴'을 공개한 바 있다. 


'타다 프리미엄'은 사실상 타다와 택시 업계의 두 번째 협업 모델인 셈이다. 


인사이트사진 = 인사이트 


택시 업계 향한 여론의 반응 차가워 


이쯤 되면 택시 업계도 생각을 달리할 때다.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는 타다 측의 말에 조금이라도 귀 기울이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게다가 '여론' 또한 택시 업계의 편이 아니라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 지난해 말 택시 기사 일동이 한창 집단 파업에 돌입했을 때 대중의 반응은 그야말로 '싸늘'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길에 택시 없으니까 끼어들기, 신호위반, 난폭 운전이 없어 편하다", "이번 기회에 일부 불친절한 택시 기사가 각성했으면 좋겠다" 등의 댓글이 주를 이뤘다. 


업계가 최근 타다 측을 고발했을 당시에도 마찬가지였다. 많은 누리꾼이 택시 업계를 비판하는 댓글과 함께 타다의 편을 들어주는 태도로 공감을 얻었다.


흐름상 택시 업계의 싸움은 점점 더 '외로운' 싸움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게 업계 전반의 관측이다. 


인사이트 / 사진=인사이트사진=인사이트


투쟁이 아닌 '상생' 방안 고민해야 할 때 


그럼에도 택시 기사들은 고집불통이다. 얼마 전에는 타다에 이어 카풀 서비스인 '풀러스'까지 고발하고 나서는 등 새로운 서비스 사업자를 모조리 '적'으로만 돌리고 있다. 


여론의 비판은 계속해서 거세지는데 투쟁 의지만 활활 불태우며 울타리를 치는 업계의 태도가 안타깝다. 


차량 공유는 명백한 세계적 흐름이다. 기존 산업과 혁신 산업이 부딪히면 갈등이 발생하는 게 당연하다고는 하나, 시간이 지나면 모빌리티 시장은 분명 변화할 수밖에 없다. 


이제 누가 더 빠르게, 누가 더 현명하게 달라진 시장 상황에 적응하는지가 관건이다. 한시가 급한 와중에 '카풀 전면 폐지'만 외치며 에너지를 쏟는 택시 업계가 안타까운 이유다. 


인사이트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기존 사업과 신사업 부딪히는 상황…'정부'의 역할 매우 중요해 


택시 업계와 차량 공유 사업자 간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면 현재의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키'는 정부다. 


정부는 갈등의 골이 깊어지자 사회적 대타협 기구를 만들어 해결하겠다고 선포했지만 현재까지 진전된 건 거의 없다. 이젠 그 실효성이 의심받는 실정이다.


이재웅 대표 역시 최근 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해관계자 둘을 모아놓고 같이 합의를 보라고 하는 것은 정부가 자기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는 "피해를 본 산업군 종사자에게는 보상과 보호를 해주고 새로운 산업은 좀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판을 열어주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라고 강조했다. 


인사이트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박재욱 VCNC 대표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시장 상황 고려한 후 '명확한 방안' 제시해줘야 


타다 관계자 또한 인사이트와의 통화에서 "택시 기사와 차량 공유 기업이 함께 성장해야 모빌리티 시장 자체를 키울 수 있다. 그런데 지금의 정부 태도는 조금 답답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택시 업계와 싸우려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으며, 서비스 시작 초기부터 꾸준히 상생을 위해 노력해온 점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도 덧붙였다. 


정부는 이제라도 시장 상황을 충분히 고려한 후 명확한 입장을 밝혀줘야 한다. 필요하다면 전문가 의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렇게 정부가 전체 사회를 위한 방향성을 제시할 때 비로소 갈등이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