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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탐욕 때문에 근친교배 후 장애 갖고 태어난 '다운증후군' 백호

희귀 호랑이를 팔기 위해 동물 밀매업자들은 잔인한 번식 방법을 선택했고 결국 기형을 가진 호랑이들이 태어났다.

인사이트The Sun / Turpentine Creek Wildlife Refuge


[인사이트] 김현경 기자 = 1만 분의 1 확률로 태어나는 희귀한 백색 털의 호랑이.


한 마리에 최대 30,000파운드(한화 약 4,300만 원)에 거래되기도 하는 이 아름다운 하얀 호랑이를 팔기 위해 동물 밀매업자들은 잔인하고 비윤리적인 번식 방법을 선택했다.


지난 10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더 선은 인간의 욕심으로 인한 '근친 교배'로 다운증후군을 가진 채 태어난 호랑이 케니(Kenny)의 일생에 대해 보도했다.


온몸이 새하얀 백색 호랑이는 보통의 벵골 호랑이가 열성 색소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난 것으로, 돌연변이의 일종이다.


인사이트The Sun / Turpentine Creek Wildlife Refuge


그런데 1990년대 후반 미국 동물 밀매업자들은 이 백색 호랑이의 신비롭고 아름다운 외모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눈여겨보았다.


결국 그들은 야생에서 백색 호랑이 두 마리를 불법 포획해 와서 번식을 시도했다.


동물 밀매업자들은 혈연 관계였던 이 호랑이들을 교배시켜 새끼를 낳게 했고, 그 새끼들끼리도 서로 교배해 개체 수를 늘리려고 했다.


그러나 반복된 동족 간 근친교배로 열성 유전자가 발생할 확률이 커졌고, 대부분의 새끼들이 태어난 직후에 죽거나 기형을 가진 채로 태어났다. 


인사이트The Sun / Turpentine Creek Wildlife Refuge


동물 밀매업자들은 털 색깔이 새하얗지 않거나 심한 기형을 가진 아기 호랑이들은 태어나자마자 잔인하게 죽였다. 나머지는 평균 2,000파운드(한화 약 280만 원)에 거래했다.


이같은 악행은 2000년 한 동물보호단체가 그들의 실태를 고발할 때까지 계속됐다.


동물보호단체는 이들의 불법 사육장에서 살아남은 백색 호랑이 한 마리를 구조했다. 


근친 교배로 인해 다운증후군을 가지고 태어난 이 호랑이는 동물 밀매업자들의 손에 의해서 죽을 위기에 처했지만 외모가 귀엽다는 이유로 간신히 살아났다고 전해졌다.


동물보호단체 직원들은 호랑이에게 '케니'라는 이름을 붙여 주고 미국 아칸소주에 있는 동물 보호소로 옮겨 살게 했다.


인사이트The Sun / Turpentine Creek Wildlife Refuge


케니는 언론에 공개된 이후에는 '세상에서 가장 못생긴 호랑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낙천적이고 사랑스러운 성격으로 주변 사람들을 즐겁게 했다.


보호소로 케니를 보러 간 수많은 방문객들은 '행복하고 장난기 많은 영혼'이라고 케니를 묘사하기도 했다.


구조된 이후 사육사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살던 케니는 지난 2016년 18살이 되던 해에 피부병으로 생을 마감했다.


벵골 호랑이의 평균 수명이 25년임을 고려했을 때 70%밖에 살지 못한 셈이다.


영국의 동물구호단체 PETA의 대변인 엘리사 앨런(Elisa Allen)은 더 선과의 인터뷰에서 "여전히 인간의 욕심을 충족하기 위해서 이같은 악행이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더 이상 이런 비극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자연의 섭리를 존중해야 한다"라고 덧붙이며 야생 동물들의 삶을 존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