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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정도면 얼굴 괜찮아"라고 말했다가 '성폭력'으로 공개 반성문 쓴 대학생

서강대학교 국제인문학부 학생회는 술자리에서 한 남학생이 "너 정도면 얼굴이 괜찮다"라고 말한 것을 언어 성폭력으로 규정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너 정도면 얼굴이 괜찮다"


이 말을 했던 서강대 학부생이 '언어 성폭력' 가해자라고 규정당했다. 서강대 학생들 사이에서는 물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뒷말이 나오고 있다. 


지난 8일 서강대학교 국제인문학부 학생회는 페이스북에 '성폭력 사건 공론화 및 최종 보고'라는 제목의 보고문을 게시했다. 


보고문에 따르면 학생회 18학번 A씨는 지난해 3월 1일 학생회 행사 술자리에서 같은 학교 여학생들에게 "너 정도면 얼굴이 괜찮다", "우리 섹션 여자애들 정도면 다 예쁘다"라는 발언을 했다.


해당 발언은 약 9개월 후인 11월 22일 서강대학교 학생회 성평등주체에게 신고됐고, 학생회는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열었다. 


인사이트페이스북 '서강대학교 국제인문학부 학생회'


대책위는 A씨의 발언이 해당 대학교의 성평등 자치 규약 제6조 '특정 성별에 적대적이거나 불편한 환경을 조성하는 행위'와 제7조 '특정 성별을 대상화하거나 비하하거나 배제하거나 차별하는 발언'에 해당한다고 봤다.  


또한, 관련인 면담과 전문기관(한국여성의전화 성폭력상담소) 상담 등을 거쳐 해당 발언을 '언어 성폭력'으로 규정했다. 


보고문에 따르면 피해 학생은 '사건 공론화 및 입장문 작성', '섹션 내 공간 분리', '성평등 상담실 교육 이수', 사과문 작성' 등을 요구했고, A씨는 '섹션 내 공간 분리'를 제외하고 모두 수용했다. 


A씨는 사과문에서 "(자신의 발언이) 몇몇 사람들에게는 비교하는 말로 들릴 수 있다는 것을 생각 못 한 제 잘못입니다"라며 "당시에 술도 먹으면서 분위기에 취해 한 경솔한 발언이었습니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를 따로 불러 비난하거나 뒷담을 한다거나 사건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겠습니다"라며 "다시 한번 이런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죄송합니다"라고 전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편, 이 사건은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되면서 일부 학생들과 누리꾼 사이에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해당 사건을 언어 성폭력 사건으로 보는 것이 타당한지, A씨에 대한 처분이 과한 것은 아닌지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해당 학생회는 "자치규약 제 11조에서 피해자가 가해자로부터 접근 당하지 않을 권리를 명시하고 있다"라며 "공간 분리가 징벌적 의미에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성폭력 사건에서 가장 먼저 고려돼야 할 부분은 개인의 가치판단보다는, 당사자가 성적 수치심을 느꼈는지 여부다"라고 전했다. 


서강대 국제인문학부 학생회는 보고문 이외의 다른 내용은 밝히지 않고 있다. 학생회 관계자에 따르면 학생회는 오늘(10일) 중으로 앞서 게시된 보고문과 관련한 입장문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