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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배우는 관객 한 명 없는 텅 빈 극장에서도 끝까지 '열연'을 펼쳤다

표가 팔리지 않았다는 극장 측의 말에도 그는 끝까지 열연을 펼쳤다.

인사이트Twitter 'Lorenzo Nicolao‏'


[인사이트] 한예슬 기자 = 인정받지 못해도 한 자리에 꿋꿋이 서 신념과 열정, 그리고 책임을 다하는 사람들이 있다.


모든 사람들에게 잘했다고 인정받지 못해도 묵묵히 자신의 꿈을 뒤쫓는 모습은 많은 이의 귀감이 된다.


아래 소개할 내용도 박수갈채를 받지는 못했지만 자신의 꿈을 위해 거북이처럼 천천히 나아가는 한 배우의 이야기다. 


최근 이탈리아 매체 'demorgen'은 텅 빈 관객석 앞에서 끝까지 열연을 펼친 남성 지오바니 몬지아노(67)의 사연을 전했다. 


인사이트Volkskrant


이탈리아에 사는 남성 지오바니는 연기 경력 45년의 중견 배우이다.


지오바니의 연기 인생은 그다지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 그런 지오바니에게 연기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지난해 4월, 무대 위에 올라선 지오바니의 앞에 있는 240개 좌석이 모두 비어있었다. 단 한 표도 팔리지 않았다던 공연장 측의 말대로였다.


지오바니는 텅 빈 공간을 바라보면서도 모노드라마 '독서를 준비하는 사람의 자세 (Impovvisazioni di un appore che legge)'의 첫대사를 읊기 시작했다.


처음엔 주저하던 그의 연기도 한 문장씩 이어가며 궤도를 찾았다. 손끝으로, 목소리로, 눈빛으로 연기의 혼을 불태우는 지오바니에게선 비장함까지 느껴졌다.


인사이트YouTube 'TeatroLieve'


그럼에도 그의 모습을 지켜보는 건 사진을 찍기 위해 온 조수 단 한명 밖에 없었다.


1시간 20분이 지났을 때 연기는 끝났고, 지오바니는 극장을 조용히 걸어 나왔다. 은퇴를 선언하는 사람처럼 후련해 보이기도 했다.


그 순간으로 할아버지의 연기 인생은 크게 바뀌었다.


그날 이후 지오바니는 열정만으로 끝까지 아무도 없는 무대를 선 남자로 언론에 소개됐고 다시금 조명을 받게 되었다.


지오바니는 그날을 다시 떠올리며 "나도 고민을 많이 했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공연을 계속해야 한다는 저항할 수 없는 충동을 느꼈다"고 전했다.


67세 고령에도 '배우'라는 꿈 앞에 청춘같은 열정을 보인 지오바니. 정작 꿈을 잃은 청춘이 넘쳐나는 시대에 그는 좋은 교훈을 남겼다. 


인사이트YouTube 'TeatroLie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