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 오는 택배기사에 전화 걸어 '두부 심부름' 시킨 고등학생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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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택배기사에게 개인적인 용무를 요구했다가 혼이 났다는 한 고등학생의 사연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택배 아저씨한테 두부 심부름시키다가 혼났어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고등학교 1학년이라 밝힌 A양은 평소 가족들과 번갈아 가며 저녁식사를 준비했다.


이날은 A양이 식사 당번이었다. 된장찌개를 끓이던 A양은 순간 두부를 깜빡했다는 걸 깨달았다.


마침 택배기사에게서 잠시 뒤 물건을 배송한다는 문자를 받은 상황.


고민에 빠진 A양은 곧 택배기사에게 전화를 걸어 "진짜 죄송한데 오시는 길에 두부 한 모만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 순간 수화기 너머로 5초간의 침묵이 이어졌다. 이어 택배기사는 "택배만 배달합니다"라는 짧은 한마디를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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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뒤 택배가 도착했다. 택배기사는 물건을 전달한 뒤 A양을 조용히 현관으로 불러냈다.


그리고는 "아저씨도 너만 한 자식이 있는데 그러면 안 된다"며 A양을 나무랐다.


15분간 택배기사에게 설교를 들었다는 A양은 "제가 잘못한 건 맞지만 혼날 일까지인지 (모르겠다). 당연히 두부값 드리려고 했고 죄송하다고 사과도 했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표했다.


그러면서 "다음부터는 절대 안 그럴 건데, 저녁준비하는데 너무 정신이 없었다. 현관에서 모르는 아저씨한테 혼나 기분 나빴던 것은 사실이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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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양의 행동에 누리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그도 그럴 것이 물건을 배송하는 택배기사에게 심부름을 시키거나 업무 외의 것을 요청하는 등 개인비서 부리듯 하는 고객의 '갑질'은 여러 차례 논란이 된 바 있다.


A양 사례처럼 오는 길에 아이스크림, 두부 등을 사달라고 부탁하거나 나가는 길에 쓰레기 좀 버려달라고 봉투를 쥐여주는 등 형태도 다양하다.


심지어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이 지난해 1월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욕설은 기본이고 택배기사의 22%는 컴퓨터, 세탁기 등 배달 물품의 설치를 강요당했다고 밝혔다.


하루 200~300건의 물건을 배송하는 것만으로도 힘든데 여기에 고객 갑질까지 견뎌야 하는 택배기사들.


이들의 처우 개선은 물론 '손님은 왕'이라고 생각하는 일부 고객들의 잘못된 시민의식도 바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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