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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약 16잔에 독주 2잔 마시고도 '약발' 안받아 결국 교수형 당한 선비

조선 명종 2년 정미사화에 연루된 임형수는 사약 16잔을 마시고도 멀쩡해 독주 2잔을 더 마셨지만. 멀쩡히 살아있어 결국 교수형을 당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JTBC '인수대비'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대역부도한 죄인에게 '사약'을 내리노라!"


눈물을 흘리며 사약을 마시는 죄인. 사약을 마신 죄인은 곧 바닥에 쓰러진다.


하얀 소복에는 목을 타고 흐른 '피'가 빨갛게 물들어 있고, 죄인은 고통 속에서 자신의 최후를 맞이한다.


우리가 흔히 사극에서 볼 수 있는 주인공의 마지막 장면. 


하지만 실제로 사약을 마시자마자 피를 토하고 죽는 일은 극히 드문 일이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SBS '왕과 나'


대개 사약을 마신 죄인을 뜨거운 방 안에 가두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 방 안 온도가 뜨거워지면 그만큼 '약발'을 잘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후 죄인은 최소 30분, 길게는 '한나절' 정도 고통받다가 죽음을 맞이한다.


이때 피를 토하는 일은 거의 없다. 


사약은 고통이 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신체 훼손이 없어 온몸이 찢기는 '거열형', '능지처참형'보다 '명예로운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형벌이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MBC '구암 허준'


사약을 먹고도 죽지 않는 일도 여럿 있었다. 그중 하나가 조선 중기 명종 때 사약을 받은 '임형수'라는 관리이다. 


명종 2년 왕과 수렴청정을 한 문정왕후를 비방하는 벽서(오늘날 낙서와 같은 게시물)가 붙어 많은 문인이 누명을 쓰고 죽게 되었다. 


이를 '정미사화'(1547년)라 하는데, 임형수도 정미사화에 연루되어 사약을 받았다.


이때 임형수가 마신 사약은 16사발. 그런데도 아무렇지 않아 독주 2잔을 더 마셨지만, 몸에 어떤 증상도 나타나지 않았다.  


사약의 '약발'이 받지 않았던 것. 결국 임형수는 교수형으로 최후를 맞이해야 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SBS '여인천하'


사약을 받고 한 번에 죽지 못한 인물은 임형수뿐만이 아니다. 


연산군 시절 영의정 윤필상도 사약을 먹었지만 죽지 않아서 목을 맸고, 중종 때 권신 이항 또한 사약을 받고도 죽지 않아 목이 졸려 죽임을 당했다. 


숙종 때 송시열 또한 사약 한 사발로 죽지 않아 3사발을 먹은 뒤 죽었다고.


사약을 먹어도 먹는 사람에 따라 약효가 천차만별로 나타난 것이다. 사극 속 주인공처럼 사약을 마신 즉시 죽는 일은 보기 힘들었다. 


사극 속 사약을 받고 피를 토하는 장면은 사형을 받은 주인공의 비애를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연출된 장면으로 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