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공무원 의자로 내려친 뒤 웃으며 '인증사진' 찍은 러시아 축구선수
러시아 유명 축구 선수 두 명이 모스크바 한 식당에서 한국계 공무원을 폭행하고 인종차별적인 폭언을 쏟아냈다.
[인사이트] 김진솔 기자 = 러시아 정상급 축구선수들이 한국계 공무원을 무자비하게 폭행하고 인종차별적 폭언까지 퍼부었다.
해당 선수들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러시아 대표팀으로 한국과 맞붙었던 알렉산드로 코코린(27)과 러시아 2위 클럽 크라스노다르의 파벨 마마에프(30)로 알려졌다.
지난 8일 두 선수는 러시아 모스크바 한 식당에서 한국계 러시아인이자 산업통상부 국장인 데니스 박을 의자로 내리찍는 등 무차별 폭행을 가했다.
러시아 매체 RT의 보도에 따르면 데니스 박의 친구는 법정에서 "그가 코코린과 마마에프로부터 큰 위협을 받았다. 두 선수가 데니스 박에게 '아직 살아있다니 운이 좋은 줄 알아'라고 협박했다"고 증언했다.
덧붙여 "코코린과 마마에프는 사건 당시 '한국의 코믹한 가수' 이름을 언급하며 데니스 박을 구타하며 괴롭혔다"고 말했다.
당시 옆에 있던 목격자들은 "두 선수가 피해자를 향해 '중국인은 네 나라로 돌아가라'고 소리쳤다"고 증언했다.
또한 데니스 박의 변호사는 "(두 선수는) 데니스 박의 인종을 조롱했다. 피해자는 뇌진탕을 입었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무자비한 폭행 장면이 담긴 영상은 유튜브 등을 통해 전 세계로 퍼져나가 축구팬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번 사건이 더 큰 반향을 일으키는 이유는 수갑을 차고 해맑게 웃는 코코린의 모습이 포착됐기 때문.
지난 11일(한국시간) 러시아 기자의 SNS에는 수갑을 차고 해맑게 웃는 코코린의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을 게시한 기자는 "전 세계 축구계를 당황하게 한 코코린은 의아하게도 유쾌하게 웃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코린 소속팀인 러시아 1위 클럽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역겹다"며 비판 수위를 높였고 마마에프 소속팀은 계약 해지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에 대해 러시아 체육부 장관 파벨 콜로코프는 "러시아의 모든 축구에 그림자를 드리우는 스포츠맨답지 않은 행동이다. 두 선수는 러시아 대표팀에서 뛸 수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며 분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