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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로 '자기 얼굴' 몇 분만 뚫어지게 보면 우울증 걸릴 수 있다"

얼굴이 잘 나고, 못 나고는 중요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예외 없이 자신에게 집중하면 할수록 우울감에 빠지기 마련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시간'


[인사이트] 김연진 기자 = 지금 당장 거울을 보자. 어떤가. 아마 가장 먼저 헤어스타일을 다듬을 것이다. 다음으로 눈, 코, 입 등을 살피겠다.


계속해서 거울을 보자. 그러면 보이지 않았던 '결점'들이 하나둘 눈에 들어온다.


눈을 왜 이렇게 짝눈이며, 코는 왜 이렇게 낮을까. 턱이 너무 뭉툭하고, 얼굴이 너무 커. 피부에 있는 잡티도 유난히 거슬린다.


이 생각은 끝없이 많은 생각들을 낳는다. 화장을 더 진하게 할까, 아니면 수술을 해볼까? 나는 왜 이렇게 못난 것일까.


누구든 거울을 몇 분간 뚫어지게 보다 보면 부정적인 생각의 굴레에 빠지게 된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시간'


얼굴이 잘 나고, 못 나고는 중요하지 않다. 사람들은 예외 없이 자신에게 집중하면 할수록 우울감에 빠지기 마련이다.


실제로 건강에 아무 이상이 없는 사람들도 자기 손만 계속해서 보고 있으면 개미가 기어가거나 맥박이 이상하게 요동치는 것 같은 비정상적인 감각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얼굴이든 손이든 특정한 무언가에 과도하게 집중하면 부정적인 것들이 부각되고, 결국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만 남을 뿐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병수 교수는 말한다.


자기 자신에 대해 너무 깊게 파고들지 마라


김 교수는 완벽을 추구하거나 특정한 식습관, 버릇, 행동, 외형 등에 집착해 우울감과 무기력감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시간'


그의 설명에 따르면 다른 것에 에너지를 쏟지 않은 채 자신에게만 지나치게 몰두하면 "나는 한심하고 무능해"라며 자책하거나 자신의 단점만 바라보게 된다.


자신에게서 시선을 아예 떼지 못하는 사람은 항상 고칠 곳과 약점만 파고든다. 특히 기분이 우울하고 불안한 상태에서는 더욱.


김 교수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해서 인생을 더 명확하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행복한 사람은 자기에게 덜 집중하며 언제나 '거리'를 두고 스스로를 관찰한다고 전했다.


지나치게 스스로에게 집중해 결점, 단점을 찾아내고 그것을 고치려고 애쓰는 것이 아니다. 단지 있는 그대로 자신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시간'


사실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연습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또다시 거울로 얼굴의 잡티를 살피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김 교수는 그 방법으로 '관찰자 연습'을 하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지금 이 순간 자신의 마음속에 떠오른 생각, 느낌들을 그대로 관찰하는 방법이다. 생각에 집중하지 말고, 조금 떨어져 거리를 둔 채 가만히 바라보도록 해보자.


그 생각이 무엇이고, 왜 떠올랐고, 무엇이 문제인지 따지지 말자. 그저 바라보면 된다.


그러면 그 생각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다. 자연스럽게 마음의 여유를 찾고, 단점과 결점을 포용할 수 있는 마음의 방을 마련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