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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회장이 할아버지 故 이병철 명령을 거역했으면 CJ그룹은 없었다"

할아버지 故 이병철 회장의 고집을 꺾지 못한 이재현 회장은 입사 2년만에 씨티은행을 그만두고 제일제당에 입사했고 CJ그룹 회장 자리에 올랐다.

인사이트사진제공 = 삼성재단, CJ그룹


과거 설탕과 밀가루 만들어 팔던 제조업 CJ그룹국내 최대 문화기업으로 탈바꿈 시킨 이재현 회장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단순히 설탕과 밀가루를 만들어 팔던 CJ그룹을 국내 최대의 문화기업 '문화 CJ'로 탈바꿈 시킨 인물이 있다.


임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국 영화제작사 드림웍스에 3억 달러(당시 한화 약 3천억원) 투자를 이끌어내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게 만든 이재현 회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재계 15위이자 연매출 26조 9천억원 '공룡기업' CJ그룹을 이끌고 있는 이재현 회장은 2030년 3개 이상의 사업에서 세계 1등이 되는 '월드베스트 CJ'를 이루는 것이 목표다.


이재현 회장은 목표에 한발짝 다가가기 위해 오는 18일부터 제주 클럽나인브릿지서 열리는 PGA투어 정규대회인 '더 CJ컵 나인브릿지' 개최 등 각종 스포츠, 문화 이벤트에 주력하고 있다.


설탕으로 시작한 CJ그룹을 명실상부한 글로벌 생활문화기업으로 반드시 키워내고 싶다는 이재현 회장의 '절실함'이 읽혀지는 대목이다.


인사이트(좌)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 (우) 이맹희 명예회장과 이재현 회장 어렸을 적 모습 / 사진제공 = 삼성그룹, CJ그룹


이재현 회장, 삼성그룹 창업주 故 이병철 회장 장손사고와 행동방식까지 할아버지 닮아 '리틀 이병철'


그렇다면 오늘날 이재현 회장을 있게 만들어준 이는 누굴까. 다름아닌 삼성그룹 창업주이자 이재현 회장의 할아버지 고(故) 이병철 회장이다.


이재현 회장은 지금은 고인이 된 삼성그룹 창업주 장남이자 전 제일비료 회장인 CJ그룹 고(故)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아들이다.


삼성그룹 창업주 故 이병철 회장의 장손이 바로 이재현 회장이다.


어렸을 적부터 할아버지 故 이병철 회장으로부터 각별한 사랑과 엄격한 교육을 받고 자란 이재현 회장은 외모는 물론 사고와 행동방식까지 할아버지를 닮아 '리틀 이병철'이라고 불렸다.


경복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이재현 회장은 '30대의 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할아버지 회사가 아닌 씨티은행에 입사했다.


인사이트1984년 결혼식 후 신혼여행 떠난 이재현 회장 부부 모습 / 사진제공 = CJ그룹 


30대의 1 경쟁률 뚫고 삼성 아닌 씨티은행 근무할아버지 故 이병철 명령에 결국 제일제당 입사


주변 사람들로부터 할아버지의 덕을 본다는 이야기를 듣기 싫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삼성'이라는 끈을 벗어나기는 어려웠다. 할아버지가 삼성그룹 창업주가 아닌가.


처음에 故 이병철 회장은 손자가 하는 일을 그냥 두고만 봤다. 삼성의 품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손자가 내린 선택이었기 때문이었다.


'팔이 안으로 구부러진다'는 말이 있듯이 故 이병철 회장도 어쩔 수 없는 할아버지였다. 손자를 끔찍히도 아끼고 사랑했던 할아버지는 끊임없이 이재현 회장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말이 '러브콜'이지 사실은 명령에 더 가까웠다. 결국 할아버지의 고집을 꺾지 못한 이재현 회장은 입사 2년만에 씨티은행을 그만두고 제일제당에 입사했다.


할아버지 회사에 입사한 이재현 회장은 '이병철 손자'라는 딱지보다는 '이재현'으로서 당당히 인정받고 싶었다.


인사이트CJ그룹을 '문화 CJ'로 탈바꿈 시킨 이재현 회장 / 사진제공 = CJ그룹


삼성그룹서 분리돼 독립 경영 선언한 CJ그룹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 유통 등 사업 확대


제일제당 신입사원 연수에서 동기들에게 자신이 故 이병철 회장의 손자라는 사실을 철저하게 숨겼을 정도였다.


1983년 평사원으로 제일제당에 입사한 이재현 회장은 1993년 삼성전자 전략기획실 이사로 발령받을 때까지 7년이란 시간을 제일제당 경리부와 기획관리부에서 경영을 배웠다.


이재현 회장은 CJ그룹 회장의 자리에 오르기 전 할아버지인 故 이병철 회장의 뜻에 따라 삼성전자 전략기획실 이사로 일했다.


하지만 그해 CJ그룹이 삼성으로부터 계열 분리하고 독립 경영을 선언하면서 이재현 회장도 몇 개월 뒤 제일제당 상무로 복귀했다.


제일제당으로 복귀한 이재현 회장은 제일제당 부사장과 부회장을 거쳐 우열곡절 끝에 2002년 회장 자리에 올랐고 회사 이름을 CJ로 바꾸고 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 유통 등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인사이트구속수감 당시 병원 생활하고 있던 이재현 회장 모습 / 뉴스1


2013년 이재현 회장, 횡령·배임 등 혐의로 구속수감희귀난치성 질환으로 건강 최악…'광복절 특별사면' 출소 


CJ그룹을 명실상부한 '문화 CJ'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물론 2013년 7월 1600억대 세금 탈루와 횡령 등 혐의로 구속수감돼 고난의 세월을 보내야만 했지만 이재현 회장은 좌절하지 않았다.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알려진 '샤르코마리투스(CMT)'와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때문에 최악의 상황까지 갔지만 지금은 건강을 회복해 CJ그룹을 이끌고 있다.


만약 이재현 회장이 할아버지 회사에 입사하라는 故 이병철 회장의 '명령'을 거역했었다면 오늘날의 국내 최대의 문화기업 CJ그룹이 존재할 수 있었을까.


이재현 회장이 할아버지의 명령을 거역했다면 CJ그룹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저 삼성그룹 식음료 계열사 정도였을 것이다.


설탕을 만드는 회사를 국내 문화기업으로 일군 이재현 회장. 이제 그는 한국을 넘어 글로벌 생활문화기업을 꿈꾸고 있다.


인사이트지난해 '더CJ컵' 우승한 저스틴 토머스 선수와 기념 촬영하는 이재현 회장 / 사진제공 =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남다른 '골프 사랑'…골프 마케팅의 시작PGA투어 정규대회 '더 CJ컵 나인브릿지' 개최


"앞으로 목표는 글로벌에서 범위를 더욱 확장해 전 세계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이끄는 것이다. 과거 CJ는 단지 설탕과 식품을 만드는 제조회사였지만 다양한 사업의 확장을 통해 글로벌 생활문화기업으로 변하고 있다" - 2017년 10월 22일 미국 NBC 골프채널과의 당시 인터뷰


한식과 문화콘텐츠를 바탕으로 '글로벌 한류'를 이끌고 있는 이재현 회장은 이제 '골프 마케팅'으로 해외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평소 남다른 골프 사랑을 보여왔던 이재현 회장은 골프를 활용한 글로벌 기업 이미지 강화 방안을 고심했고 세계적인 대회인 'PGA투어' 정규 대회 유치를 추진하게 됐다.


이를 계기로 CJ그룹은 지난해 한국 최초로 제주 클럽나인브릿지에 PGA투어를 열었고, 올해 두번째 PGA투어를 개최함으로써 CJ와 메인 스폰서인 '비비고'를 전 세계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다.


'더 CJ컵'을 통해 한국 식문화와 콘텐츠, 브랜드 등 'K-컬처'를 알리는데 열정을 쏟아붓고 있는 이재현 회장. 그의 도전이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인사이트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