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용의자와 사랑에 빠져 '기밀 정보' 다 누설한 미국 특수요원
미국의 한 특수요원이 시리아인 테러 용의자 남자친구에게 기밀 정보를 누설한 혐의로 체포됐다.
[인사이트] 변보경 기자 = 미국의 한 특수요원이 테러 용의자인 남자친구에게 기밀 정보를 누설했다가 발각됐다.
지난 3일(현지 시간) 미국 CNN 뉴스는 해군범죄수사국(NCIS) 소속 여성 특수요원 리아트리스 말리카 데 브륄-대니얼스(Leatrich Malika De Bruhl-Daniels)가 수사 정보를 누설한 혐의로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브륄-대니얼스는 미 정보당국의 수사 대상으로 알려진 시리아인 테러 용의자 남성 나달 디야(Nadal Diya)와 사랑에 빠졌다.
두 사람은 지난 2016년 6월 두바이에서 처음 만났다. 당시 미국 영사관에서 근무하고 있었던 브륄-대니얼스는 디야가 용의자 신분임을 알고 있었다.
만나선 안 되는 인연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끌리는 감정을 제어할 수 없었던 브륄-대니얼스.
결국, 브륄-대니얼스는 미 국토안보부(DHS)·연방수사국(FBI)의 수사 현황과 정보를 디야에게 알리며 "당신의 무죄를 증명하겠다"며 적극적으로 나섰다.
두 사람의 관계를 의심하기 시작한 미 국무부는 테러 용의자와 거리를 두라며 브륄-대니얼스에게 경고했다.
하지만 브륄-대니얼스는 연인인 디야와의 관계를 끊을 수 없었고, 오히려 더 대담한 태도를 보였다.
브륄-대니얼스가 디야에게 보낸 이메일에서는 "연방 법 집행기관에서 유명한 동료들을 알고 있다"며 "나는 내가 가진 모든 걸 당신에게 걸었으니 내게 거짓말을 하지 않길 바란다"는 글도 발견됐다.
이후 브륄-대니얼스는 미 국토안보부 수사청(HSI)에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힌다. HSI가 디야를 조사 중이이었기 때문에 자세한 세부 사항을 빼돌리기 위함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HSI 측은 브륄-대니얼스에게 수사 자료에 관한 것을 알린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브륄-대니얼스와 디야의 관계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알고 있었다.
지난해 3월 디야는 브륄-대니얼스를 위해 두바이에서 수만 달러에 달하는 초호화 생일파티를 열어줬다.
이 파티에는 미 국무부와 NCIS 소속 직원들, 현역 해군 장병들이 함께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디아는 가짜 신분증을 사용하고 미국에서 이란으로 물품을 불법적으로 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디아에게 기밀 정보를 빼돌리다 꼬리가 잡힌 브륄-대니얼스는 지난달 28일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에서 체포돼 수사 중에 있다.
한편 브륄-대니얼스는 지난 2010년 2월부터 NCIS 특별 요원으로 근무해오다 보안 문제로 지난 2018년 5월 무기한 정직 처분을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