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는 강력히 처벌하면서 '일본 전범기'는 대놓고 봐주는 FIFA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일본의 욱일기 사용에 제대로 된 처벌을 하지 않는 FIFA 측의 태도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인사이트] 심연주 기자 =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열린 일본과 세네갈의 경기 중에 욱일기가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 축구 대표팀은 25일(한국 시간)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 아레나에서 열린 세네갈과의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2-2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일본 응원단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된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 '욱일기'를 들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같은 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일본과 세네갈전에서 일본 응원단이 또 전범기 응원을 했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해당 장면을 올렸다.
그러면서 "FIFA에 더 강력한 조치를 하라고 곧 항의 연락을 취할 계획"이라며 "이번엔 정말이지 큰 한 방을 날려줘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FIFA 징계규약(Disciplinary Code)에 따르면 모욕감을 주거나 정치적으로 인식되는 슬로건을 담은 행위는 제재 대상이다.
실제로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나치 경례'를 한 영국 팬이 5년간 축구 경기 입장 금지령을 받았다.
스위스 선수들 역시 세르비아전에서 양손을 가슴 앞에 교차시키며 알바니아 국기에 그려진 '독수리 세레머니'를 선보였다.
세르비아와 알바니아의 정치적 분쟁과 연관 있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받으며 징계의 대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줄을 이었다.
스위스 축구 협회 역시 출전 정지까지는 아니더라도 벌금형 정도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처럼 FIFA 측은 경기장 내에서 벌어지는 정치적 행위를 철저하게 금지하고 제재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독일 나치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 문양과 같은 맥락인 욱일기는 경기장 안에서 자주 포착된다.
FIFA는 경기 전 보안 검사를 통해 반입 물품을 가리는데, 욱일기가 경기장 안에 등장한다는 것은 여기에 얽힌 내막을 모르거나 묵과했다고 볼 수 있다.
심지어 5월 FIFA가 월드컵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공개한 홍보 영상에는 욱일기 모양의 페이스페인팅을 한 축구팬 사진이 등장하기도 했다.
제대로 감시해야 할 FIFA 측이 계속해서 욱일기 논란을 빚고 있어 불편해하는 한국 축구팬들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과연 이번에는 욱일기 사용에 대해 FIFA가 강경하게 대응하고 나설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