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 10℃ 서울
  • 10 10℃ 인천
  • 10 10℃ 춘천
  • 10 10℃ 강릉
  • 10 10℃ 수원
  • 8 8℃ 청주
  • 8 8℃ 대전
  • 9 9℃ 전주
  • 9 9℃ 광주
  • 8 8℃ 대구
  • 12 12℃ 부산
  • 14 14℃ 제주

"함소원 유산한 줄 알았다"···'악마의 편집'으로 시청자 우롱한 '아내의 맛' 제작진

함소원 부부 아이의 심장이 뛰지 않는 것처럼 예고한 '아내의 맛'이 '악마의 편집'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인사이트TV조선 '아내의 맛'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악마의 편집'.


촬영한 내용과 상관없이 방송에서 자극적인 내용을 짜깁기해 '어그로'를 끌어 시청자 관심을 받는 것을 말한다.


지난 12일 TV조선 '아내의 맛'이 공개한 예고 방송은 이런 '악마의 편집'의 끝을 보여줬다.


당시 방송 말미에 공개된 예고에서 산부인과를 찾은 함소원 부부는 초음파 도중 아기의 심장소리가 들리지 않는 상황에 놓인다. 이내 영상에는 오열하고 있는 함소원과 그를 다독이는 남편 진화의 모습이 담겼다.


노산을 걱정해 난자를 냉동할 정도로 고생하던 중 귀한 아이를 얻은 함소원이 '유산'을 했다고 짐작하기 다분했다.


인사이트TV조선 '아내의 맛'


하지만 19일 본 방송에는 예고 기사와 전혀 다른 내용이 담겼다.


본 방송에서 함소원은 심장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말이 아닌, "(심장이) 잘 뛰고 있다"는 의료진의 말을 들은 후 눈물을 보였다.


함소원이 유산을 한 양 사실과 다르게 내용을 재편집한 예고편은 곧 도덕성 논란이 일었다.


비판을 의식한 듯 이들은 13일 네이버 TV에 올렸던 예고 영상을 다음날 슬그머니 다른 버전으로 교체했다.


인사이트김현우는 마지막 회 이후 '악마의 편집' 희생양이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였다 / 채널A '하트 시그널 시즌2'


진실과 다른 자극적인 내용을 담아 관심을 끌고, 논란이 되면 슬그머니 영상을 교체하거나 그제서야 편집 방향을 바꿔 방송을 이어가는 것은 비단 '아내의 맛' 뿐만 아니다.


Mnet '쇼미더머니', 채널A '하트 시그널 시즌2' 등 다수의 프로그램이 '악마의 편집'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실제 Mnet '쇼미더머니6'에 출연했던 해쉬스완과 올티는 제작진의 '악마의 편집' 때문에 고통을 받았다고 호소해 화제를 모았다.


인사이트'쇼미더머니6' 제작진에게 회유를 당했다고 밝힌 올티 / YouTube 'AKATV'


올티는 제작진이 악마의 편집을 한 뒤 '해명글을 올리지 말라' 전화했다고 밝혔고, 해쉬스완 역시 편집에 대해 "너무한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악마의 편집'으로 탄생한 영상은 자극적인 내용이 주목을 받는 미디어 생리에서 더 많은 '노출'을 보장해준다.


제작진이 더 자극적인 콘텐츠를 제공하며 이익을 챙기는 동안, 출연진과 일방적으로 송출된 방송을 접하는 시청자만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는다.


인사이트TV조선 '아내의 맛'


또하나의 문제는 지속되고 있는 '악마의 편집'을 규제할 기관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양심 없는 예고 기사는 '허위 광고'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방송통신위원회에는 이를 규제할 명확한 조항이 사실상 없다.


결국 제작진과 편집자의 '양심'에 시청자의 진실을 볼 권리가 맡겨진 형국이다.


편집 정도에 대한 규범을 정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방송가 내부의 시스템 정비가 절실한 이유다.


인사이트TV조선 '아내의 맛'


왜곡된 재미보다 심심한 진실이 훨씬 더 낫다. 자극적인 것은 눈길을 끌 지언정 결국 불쾌감만 남길 뿐이다.


오랜 기간 아기를 기다린 부부의 축복받아 마땅한 임신 소식을 유산처럼 보이게 하고, 논란이 되자 조용히 영상을 교체한 '아내의 맛'.


제작진과 방송가는 이번 비판을 계기로 시청률보다 중요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상기하고, '악마의 편집'을 멈춰야 한다.


그것이 더 나은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과 방송을 신뢰하는 시청자들에 대한 예의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