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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썸남썸녀'들은 냄새 나는 '은행'으로 마음을 주고받았다

밸런타인데이가 없던 옛날 젊은이들은 무엇으로 마음을 표현했을까.

인사이트월하정인 / 신윤복 


[인사이트] 황비 기자 = "달빛이 침침한 한 밤중에, 두 사람의 마음은 두 사람만이 안다(月沈沈夜三更, 兩人心事兩人)"


혜원 신윤복의 작품 '월하정인'에 쓰여진 글귀다.


그림과 글귀를 살펴보면 '남녀칠세부동석'이라던 조선시대에도 젊은 남녀의 사랑은 존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 아무리 예법이 중요하다고 하나 청춘 사이의 연애 감정까지 막을 순 없는 법.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여기서 궁금증이 생긴다. 지금은 '밸런타인데이'같은 대표적인 날에 사랑을 표현하지만 조선시대의 청춘남녀들은 언제, 어떻게 사랑을 표현했을까.


조선시대 농서 '사시찬요(四時纂要)' 따르면 조선의 남녀는 만물이 소생하는 경칩에 '은행'을 주고 받으며 연모의 감정을 표했다.


조금 의아하기도 하다. 곶감 같은 달달한 간식도 아니고, 왜 하필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은행일까?


선조들은 은행나무의 암나무와 수나무가 서로 마주봐야 열매를 맺고, 그 사랑이 천 년 이상 간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모습을 '순결한 사랑'이라 생각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래서 봄이 되면 여성은 남성에게 암나무 열매를, 남성은 여성에게 수나무 열매를 보내 마음을 전했다.


또 땅거미가 내리면 은행 나무를 돌면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기도 했다.


사실 은행은 생각보다 더 로맨틱한 선물이기도 했다. 


조선시대 남녀들은 경칩에 사랑을 전하기 위해 전 해 가을에 떨어진 은행을 겨우내 고이 간직해야 했기 때문이다.


다가올 경칩을 떠올리며 겨울 내내 은행을 바라보고 있었을 옛날 연인들의 모습에서 지고지순한 마음이 느껴지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