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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생명 앗아가는 '살인 태클' 보고도 웃어넘기는 야구 심판들

끊임없이 논란을 일으키는 '악성 슬라이딩', 야구 팬들은 '규정'이 확립되지 않아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인사이트뉴스1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최근 서울 잠실 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LG 트윈스 vs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 뜨거운 논란거리가 만들어졌다.


그것은 바로 LG 트윈스 소속 유격수 오지환의 '슬라이딩' 문제였다.


이날 오지환은 4회말 주자 1, 2루 상황에서 1루 주자로 있으면서 홈인을 노렸다. 타자는 2루 땅볼을 쳤고, 타이밍상 '병살타'가 확실했다.


그러나 병살타는 나오지 않았다. 오지환의 '악성 슬라이딩' 때문이었다. 그는 2루로 뛰어 들어가면서 다리를 앞으로 내미는 슬라이딩을 했다.


인사이트(좌) MBC 스포츠 플러스, (우) KBS N 스포츠, 


KBS N 스포츠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얼핏 보면 문제 없어 보이지만, 오지환은 2루 베이스가 아닌 수비수의 다리로 슬라이딩했다. 명백한 '태클'로 볼 수 있는 행위였다.


그의 태클에 발이 걸린 하주석 넘어졌고, 공을 1루로 던지지 못했다. 이 장면을 본 많은 야구팬들은 모두 입을 모아 오지환을 비판했다.


'부상'을 야기할 정도의 '살인 태클'을 두고 문제삼은 것이다. 더군다나 과거 다른 선수를 부상입힌 전례가 있다는 점 때문에 비판은 더욱 거셌다.


비판이 거센 또하나의 이유는 '악성 슬라이딩'이 비단 오지환만의 문제가 아닌, 프로야구 내에 도사리고 있는 문제라는 점 때문이다. 


인사이트뉴스1


MBC 스포츠 플러스


실제 다른 구단의 선수들도 이런 슬라이딩을 한다. 현재는 한화 소속인 정근우의 과거 시그니처 무브가 수비수에게로 태클 하는 것일 정도다.


야구는 축구와 달리 '몸싸움'이 없는 스포츠인데도 악성 슬라이딩으로 인한 논란이 끊임없이 일어난다. 이러한 악성 슬라이딩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무얼까. 


야구팬들은 악성 슬라이딩처럼 문제를 일으켜도 제재할 '규정'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실제 KBO는 슬라이딩에 대한 특별한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 이미 선수보호를 위해 규정을 새로이 신설한 메이저리그(MLB)와는 다른 길을 가고 있다.


인사이트메이저리그는 슬라이딩 주로를 변경하는 것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 truebluela


MLB는 다른 것보다 2루 슬라이딩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슬라이딩이 가장 많이 나오는 곳이기 때문이다.


MLB는 "주자는 베이스에 도달하기 전 슬라이딩을 시도할 수 있으며, 더블 플레이를 방지하려 야수와 접촉을 목적으로 슬라이딩 주로를 바꿔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이 규정을 적용한 '비디오판독'도 가능하게 해놓았다. 즉 최대한 2루 수비수를 보호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아직까지도 '과거의 야구'에 머무르며 슬라이딩 규정을 신설하지 않고 있다. 이런 탓에 선수들은 너도나도 악성 슬라이딩을 쉽게 하고 있다.


인사이트뉴스1


규정 외에 '심판'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온다. 


축구에서는 심판들이 선수 생명을 위협하는 행동에 대해 옐로카드 혹은 레드카드를 내밀며 제재하지만, 야구의 심판들은 그런 게 없다.


선수들이 '볼·스트라이크 판정'에 항의할 때는 퇴장명령을 주저없이 내리면서, 선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악성 슬라이딩에는 관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명확한 규정이 없어서겠지만, 그라운드의 포청천 심판에게 퇴장명령을 내릴 재량권은 주어져 있다. 심판이 이럴 때 엄격해져야 말도 안되는 악성 슬라이딩이 근절될 수 있을 것이다.


인사이트뉴스1


또한, 심판들이 '옛날 야구'에서 벗어나지 못해 악성 슬라이딩을 야구의 한 부분으로 보는 태도도 문제로 지적된다. 


선수들의 무리한 슬라이딩을 야구에 대한 열정 혹은 팀을 위한 헌신으로 보고 '허허' 웃어넘기는 태도가 비판받는 것이다. 


이에 더해 심판들이 KBO에 '악성 슬라이딩'에 대한 규정 신설을 요구해야 하는데, 그러한 적극성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다. 


한국프로야구 심판위원회가 의견을 모아 선수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태클을 막아야 한다는 것. 


'볼·스트라이크' 판정도 오락가락해 팬들의 불신이 큰 상황에서 심판들이 이마저도 하지 않으면 존재 이유가 없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얻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심판들이 하루빨리 '악성 슬라이딩'을 근절할 방법을 마련하는 게 필요해 보인다.


팬들은 팀이 승리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응원하는 선수가 다치지 않고 실력을 보여주는 걸 더 좋아한다. 오죽하면 어느 한 선수를 응원하는 문구가 "제발 다치지 말자"일까.


팀 승리를 위해 몸을 날리는 열정도 좋지만, 다른 선수가 다치지 않도록 하는 '동업자 정신'도 중요하다.


선수들도 제재 규정이 생겨야 악성 슬라이딩을 하지 않는 게 아닌, 과도한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스스로 페어플레이를 하는 게 더 좋은 방법이다.


팬들은 지금 '악성 슬라이딩'을 태클이 아닌 '개태클'이라 부른다. 


팬들을 떠나게 만드는 '개태클'로 팬 없는 야구장을 만들고 뒤늦게 후회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인사이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