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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로 데리고 놀던 신하에게 후궁 빼앗기고 '암살'까지 당한 왕

고려 제31대 왕인 공민왕은 1330년 5월 23일, 정세가 어지러웠던 '원간섭기'에 태어났다.

인사이트영화 '쌍화점'


[인사이트] 김연진 기자 = "왕의 뇌수(腦髓)가 벽에 뿌려졌고, 바닥에는 피가 낭자했다"


1374년 9월 21일 밤이었다. 이날은 역사상 최초로 왕이 시해당한 날로 기록됐다.


그것도 가장 사랑했던 사람에게 목숨을 빼앗겼다. 마지막까지 저항했지만 칼에 수차례 찔려 처참한 몰골로 발견됐다.


인생을 비극으로 끝맺은 주인공은 공민왕.


고려 제31대 왕인 공민왕은 1330년 5월 23일, 정세가 어지러웠던 '원간섭기'에 태어났다.


인사이트영화 '쌍화점'


이후 권좌에 오른 공민왕은 반원 정책을 펼치며 고려의 마지막 불꽃을 피웠다.


공민왕은 고려의 재흥을 꾀하며 자주성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개혁군주'라고도 말한다.


그러나 빛과 그림자는 언제나 함께하는 법. 공민왕에게는 명(明)에 가려진 암(暗)도 있었다.


사료(史料)에 따르면 공민왕은 1372년 젊고 외모가 출중한 청년들을 뽑아 시중을 들게 한 자제위(子弟衛)를 설치했다.


자제위 소속 미소년들은 공민왕을 보좌, 시중을 들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문란한 성생활도 즐겼다고 기록돼 있다.


인사이트영화 '쌍화점'


고려사(史)는 공민왕이 관음증 환자에 동성애자라고 기록했다.


실제로 궁녀를 데려와 자제위 소속 청년들에게 성폭행하도록 지시했다. 공민왕은 옆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며 성적 흥분감을 즐겼다.


어떤 날에는 성폭행 현장을 지켜보던 중, 직접 여자로 분장한 후 자신을 범해달라고 명하기도 했다.


자제위 중에서는 공민왕이 각별히 사랑하는 청년이 있었다. 그의 이름은 홍륜(洪倫). 공민왕은 홍륜을 가장 사랑하고 아꼈다.


비극의 씨앗은 여기서 시작됐다. 공민왕은 자제위에게 후궁들과 강제로 성관계를 할 것을 명했는데, 홍륜도 후궁 익비(益妃)와 잠자리를 함께했다.


인사이트영화 '쌍화점'


홍륜도, 익비도 처음에는 싫은 기색을 보였다. 공민왕이 칼을 들고 위협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잠자리를 가졌다.


그런데 홍륜이 점점 그 관계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홍륜은 익비와의 잠자리를 즐겼고, 이후 왕명을 핑계로 자주 익비를 찾았다.


익비는 홍륜의 아이를 임신하고 말았다.


자제위 중 한 명이었던 최만생(崔萬生)은 이 사실을 공민왕에게 고했다.


공민왕은 "이 사실을 아는 자를 모두 죽여버려야겠다"고 말했고, 최만생은 자신까지 목숨을 잃을까 두려워 홍륜에게 달려갔다.


인사이트영화 '쌍화점'


며칠 후, 홍륜과 최만생 등 자제위가 '피의 쿠데타'를 일으켰다.


궁궐에 쳐들어가 신하, 궁녀를 닥치는대로 죽였으며 도망가려는 공민왕을 붙잡아 처참하게 시해했다.


결국 공민왕은 1374년 10월 27일, 4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개혁 군주로 알려진 공민왕이지만 그 끝은 허망했다. 가장 사랑했던 이에게 후궁을 빼앗기고, 암살까지 당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