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높이 수술' 받고 5일만에 돌연사한 23살 연예인 지망생

인사이트사진제공 = A씨 유가족


[인사이트] 이소현 기자 = "내 아들이 왜 죽었는지는 알고 싶어요…"


지금으로부터 2년 전인 지난 2016년 키를 키워주는 이른바 '사지연장술'을 받은 배우 지망생 아들 A씨가 돌연 사망하고 말았다.


외동 아들인 A씨를 하루아침에 잃은 아버지는 억울하게 세상을 떠난 아들의 죽음을 밝히기 위해 의료소송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도 아무런 진전없는 답답한 상황에 분통을 터뜨리며 눈물이 앞선다고 말했다.


인사이트사진제공 = A씨 유가족


아버지에 따르면 1993년생인 아들 A씨는 서울 K 대학교에서 연극을 전공했다.


활발하고 당찼던 아들 A씨는 수차례 이어진 오디션 낙방으로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

A씨는 자신이 오디션에 낙방한 이유가 키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오디션에서 "키가 아쉽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

174cm로 결코 작은 키는 아니었지만 오디션이 절실했던 A씨는 어머니를 설득해 '사지연장술'을 받기로 결심했다.

인사이트사진제공 = A씨 유가족


이에 지난 2016년 7월 21일, 서울 R병원 원장 주도로 A씨는 사지연장술을 받았다.

수술은 무사히 끝난 듯했다. 그러나 이튿날 오후 8시 30분쯤부터 A씨는 38.3도의 고열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병원은 오후 9시 넘어 A씨에게 타이레놀을 처방하고 퇴근했다.


다음날인 23일 새벽부터 A씨는 가슴 통증에 시달렸다. 결국 새벽 5시 30분, A씨는 간병인에게 "가슴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인사이트사진제공 = A씨 유가족


A씨는 간병인의 도움으로 휠체어에 앉아 복도를 서성였다. 그러나 의무기록에 따르면 오전 10시 15분께 A씨는 의식을 잃었다.

오전 10시 17분 119에 신고가 접수됐고, 6분 뒤인 23분 구급차가 병원 앞에 도착했다. 


10시 44분께 A씨는 가까운 대학병원에 이송됐지만 5일이 지난 뒤인 28일 결국 숨지고 말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A씨의 사인은 '사지연장술 후 발생한 폐동맥혈전색증'이었다.


인사이트국과수 부검  감정서 / 사진제공 = A씨 유가족


유가족의 주장에 따르면 A씨는 사지연장술 후 발생한 합병증으로 숨진 것이다.

가족들은 A씨의 사망에 여러 의문점을 제기했다. 먼저 가슴통증을 호소한 A씨에게 적절한 조처가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A씨는 수술 이틀 후 새벽부터 '가슴이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폐동맥혈전색증'의 전형적인 전조 증상이다. 이 병에 걸리면 호흡곤란, 가슴통증 등의 전조증상을 동반한다.

'폐동맥혈전색증'은 외과 수술을 받은 환자에게 흔히 일어날 수 있는 합병증이다. 


인사이트21일과 22일 의무기록 / 사진제공 = A씨 유가족


그러나 압박 스타킹을 신거나, 다리에 혈전이 생기지 않게 움직여주는 것만으로 충분히 예방 가능하다.


의무기록에 따르면 A씨는 수술 다음날인 22일부터 보행연습을 지시받았다.

또 가슴이 답답해 일어났던 23일 새벽 5시 30분 걷는 연습을 했다고 기록돼 있다.

그러나 유가족은 병원 측이 열을 내리기 위해 A씨에게 타이레놀을 처방해준 것이 조처의 전부였다고 주장했다.


인사이트병원 CCTV 영상 / 사진제공 = A씨 유가족


유가족 측이 병원으로부터 제공 받은 CCTV 영상에서는 23일 새벽 5시 30분께 A씨가 걷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A씨의 간병인 또한 "수술 둘째 날(22일) 운동을 하지 않았다"며 "3일째(23일) 되면 한 발씩 떼어보는 정도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가족은 수술 후 있을 합병증에 대한 사전고지가 불분명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유가족이 제공한 동의서에는 '수술 후 불가항력적으로 야기될 수 있는 합병증', '드물지만 신경 손상, 혈관 손상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라고 쓰여있다.


인사이트수술 동의서 / 사진제공 = A씨 유가족


A씨의 아버지는 탄원서를 통해 이에 대한 의견을 법원에 제출했다. 


병원 측의 답변서에는 "당시의 의료 수준에서 예상 가능한 모든 위험에 대한 설명을 했다"고 기록돼 있다.


A씨의 아버지는 "타 병원에서는 사지연장술 후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 후유증 및 부작용을 하나씩 설명해준다"고 말했다.


이어 "신경손상, 혈관 손상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을 뭉뚱그려 불가항력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충분한 사전고지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인사이트탄원서에 대한 답변서 일부 / 사진제공 = A씨 유가족


변호사들 또한 단순미용 목적의 사지연장술은 '높은 수준의 설명 의무'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와 관련해 유가족은 병원이 외과 수술 시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폐동맥혈전색증)을 인지했음에도 이를 부정했다고 주장했다.

병원 원장은 A씨 아버지와 통화 중 "의사 생활 동안 정형외과 선배나 후배 수술 중에서도 그런 갑작스러운 일을 본 적이 없다"면서도 "운동하는 이유 중 하나가 피가 한 곳에 몰려있기 때문에 자꾸 움직이게 했다"고 말했다.

인사이트사진제공 = A씨 유가족


또 병원 측에서 답변한 내용 중에도 "사건 당일 물리치료가 진행 중이었다"며 "고인의 폐색전증을 예방하기 위해 적합한 조치를 취했다"고 기재했다.

A씨의 가족들은 병원이 의무기록을 모호하게 적어 법망을 빠져나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23일 작성된 의무기록에는 A씨가 의식을 잃은 시점부터 구급차를 타고 다른 병원에 이송되기까지의 과정이 적혀있다.


'10시 10분 환자가 심장이 빨리 뛰는 것 같다고 말함', '10시 15분 호흡곤란 일으켜 심폐소생술 실시', '원장 달려와 심폐소생술 실시하며 119 연락지시', '2분 만에 119 도착'이라고 적혀있다.


인사이트23일 의무기록 / 사진제공 = A씨 유가족


CCTV는 달랐다. 오전 10시 24분께 119 구급대원이 나타났다. 2분만에 119가 도착했다는 내용과는 다소 상반됐다.

구급 장비를 가져온 시간은 오전 10시 29분으로 더 늦었다. 구급대원들이 A씨를 싣고 병원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포착된 시간은 오전 10시 37분이다.


의무기록에 따라 A씨가 오전 10시 15분께 의식을 잃었다면 22분이 지나서야 이송된 것이다.


2년 동안 의료 소송을 진행 중이지만 유가족은 한 마디 사과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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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병원 엘리베이터 cctv 영상 / 사진제공 = A씨 유가족


A씨의 어머니는 아들이 죽은 후 외부와의 소통을 거의 단절한 채 집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아들이 사망한 후 하루하루 버티기 힘들어 "우리 아들 곁으로 가자"고 남편에게 줄곧 말하고 있다.


그때마다 A씨의 아버지는 "갈 땐 가더라도 왜 죽었는지는 알고 가야지"라며 아내를 달랜다.

인사이트사진제공 = A씨 유가족


아내는 "도대체 언제 밝혀지는데?"라고 되묻지만 아버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A씨의 아버지는 말했다. "죽은 아들을 살릴 순 없어도 내 아들이 왜 죽었는지는 알고 싶다"고.​


한편 인사이트 취재진은 해당 병원에 합병증 및 부작용 고지와 관련한 사항을 물었으나 이후 연락이 닿지 않았다.


추후 연락이 닿는대로 이번 기사에 대한 입장이나 반론을 실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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