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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 커플 찾아내라"는 학교에 '중3' 여학생이 날린 일침

동성애자 학생을 가려내려는 학교에 일침을 가한 당찬 학생의 글이 SNS상에서 화제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인사이트] 이소현 기자 = 동성애자 학생을 가려내려는 학교에 일침을 가한 당찬 학생의 글이 SNS상에서 화제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동성애 문제에 대한 여중생의 답변'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의 작성자 A씨는 자신을 여자중학교의 담임교사라고 밝혔다.


A씨는 "전교생이 다 아는 레즈(레즈비언·여성-여성 커플) 커플이 우리 학급에 있었다"며 "그런데 그 사실이 교장 선생님 귀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 사실을 안 교장은 A씨의 학급에 설문지를 돌리라고 지시했다.


교장은 지시와 함께 "범인들을 잡아 단단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엄포를 놓으며 "이 가십이 학교 밖까지 나가면 안 된다"고 말했다고 A씨는 전했다.


설문지를 돌린 A씨는 학생들에게 5분이라는 짧은 시간을 줬다.


당초 설문지의 내용이 '동성애' 커플을 가려내는 것이었기 때문에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5분 후 A씨가 회수한 설문지 사이에는 흥미로운 내용의 설문지 한 장이 발견됐다.


'무기명'이었지만 학급과 학번, 이름까지 적어낸 설문지에는 촘촘한 글씨가 빼곡히 적혀있었다.


이 학생은 '동성애 학생에 대하여 학교에서 취할 조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 사항에 "없다"고 답했다.


이어 "동성애는 학교가 관여할 수 없는 개인적 성향"이라는 일침을 날렸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그러면서 "학교의 건전한 생활풍토를 마련하기 이전에 학생들의 배움터인 이곳의 정신적 수준 향상에 힘쓰는 게 어떠냐"고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또 해당 설문지에 대해 "지금 당장 쓰레기통에 처박아도 될 것 같은 이 설문지는 구시대적 발상이며 심하게 차별적이다"라는 말을 덧붙여 놀라움을 자아냈다.


A씨는 "5분이란 짧은 시간 안에 설문지에 화이트를 그어가며 저런 대단한 내용을 적어낸 학생을 보니 저 자신이 부끄러워졌다"고 밝혔다.


실제로 한국 사회에서 동성애에 대한 시선은 싸늘하다.


과거보다 나아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동성애자'를 이상하게 여기는 편견과 차별은 사회 곳곳에 녹아있다.


중학생이 '동성애'에 대한 가치 판단을 배제하는 모습은 많은 누리꾼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


이소현 기자 so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