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만 미워해"…'첫째'만 공감하는 맏이의 설움 7가지
동생보다 고작 몇 년 앞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의젓한 아이가 돼야 했던 첫째들에게는 남모르는 설움이 있다.
[인사이트] 최민주 기자 = 어느 날 갑자기 엄마 아빠가 '동생'이라며 낯선 아기를 데려왔다. 그렇게 나는 내 의지와 상관 없이 맏이가 됐다.
단지 동생보다 몇 년 앞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언니·형 노릇을 하고 있는 첫째들은 남모르게 서러워질 때가 있다.
'네가 누나니까', '듬직한 오빠니까' 라는 말을 들으며 '의젓한' 맏이가 돼야 했던 나.
조금은 더 빨리 어른이 돼야 했던 전국의 첫째들이 공감할만한 서러운 순간들을 모아봤다.
1. 무조건 내가 양보하라고 할 때
첫째에게 '양보'란 숨 쉬듯 해야 하는 일이다. 갖고 싶고 하고 싶은 게 많아도 동생을 위해 기회를 넘겨야 한다.
어린 시절부터 동생에게 간식이나 장난감을 양보 할 때 들었던 "착하다"는 말은 족쇄가 돼 양보하지 않으면 '나쁜 아이'가 된다.
2. "동생이 너보다 어리니까 이해해라"고 할 때
누구보다 사랑하는 동생이라도 늘 사이가 좋을 수는 없다. 하지만 똑같이 싸움을 해도 항상 부모님은 나만 혼낸다.
아주 어릴 때는 그러려니 했지만, 머리가 다 커버린 동생의 못된 행동을 전부 이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3. 시도때도 없이 동생 챙겨야 할 때
사지 멀쩡한 내 동생은 부모님이 집을 비우는 순간 밥 차리는 법을 잊어버린다.
숙제, 집안일, 진로 결정 등 항상 나는 알아서 잘 해야 하고 동생은 내가 챙겨줘야 한다. 나도 이번 생은 처음인데!
4. 동생에게만 관심 줄 때 (feat. 나는 다리 밑에서 주워 왔어?)
아직 나도 보살핌이 더 필요하지만 동생에게 넘어간 부모님의 관심 때문에 괜히 어린 동생을 미워할 때도 있었다.
어째 나보다 동생을 더 좋아하는 것 같고 똑같은 일을 해냈어도 동생이 더 칭찬받을 때가 있어 참 서럽다.
5. 매사 비교당할 때
성적이든 외모든 조금 뒤쳐지면 "동생보다 못하다"는 말을 들어야 한다.
하지만 "너는 누나(오빠)가 돼서"라는 말로 혼내는 엄마 뒤에 숨어 한마디씩 거드는 동생의 '주둥이'가 제일 밉다.
6.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해야 할 때
부모님이 나에게 거는 기대가 때로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본보기'가 돼야 한다는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장남과 장녀의 '책임감'은 나에게 착한 딸, 착한 아들이라는 꼬리표를 붙인다.
7. 가족들이 나에게 너무 의지할 때
동생과 고작 몇 년 터울인 나는 가장도 아니고 그냥 부모님이 가장 먼저 낳은 자식일 뿐이다.
언제부터인지 부모님은 아르바이트를 하는 나에게 '생활비'를 요구하거나 동생에게 용돈을 주라고 말하기 시작한다.
최민주 기자 minjoo@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