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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피해자 김지은에게는 죄송하지만 제 아내가 더 힘들지 않겠나"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검찰 조사 후 "피해자보다 아내가 더 걱정된다"고 말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배다현 기자 =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검찰 조사 후 피해자보다 자신의 가족이 더 걱정된다는 내용의 발언을 했다.


"저를 고소한 분께는 정말 죄송하지만 제 아내가 더 힘들지 않겠습니까. 제가 이후 어떤 일을 당하든 아내와 가족들 곁에 조금 더 있어주고 싶습니다"


12일 동아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안 전 지사는 10일 오전 4시 반경 수도권 외곽에 있는 한 휴게소 주차장에서 이렇게 말했다.


당시 안 전 지사는 9시간이 넘는 검찰 조사를 마치고 수도권 모처로 향하는 중이었다.


안 전 지사는 "내가 버티는 유일한 이유는 가족 때문"이라며 "아내가 얼마나 힘들어하겠는가. 잘못의 책임은 나에게 묻고 가족들은 괴롭히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어 가족이 있는 곳으로 갈 수가 없다며 흐느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그러나 김지은 씨가 고소한 내용이 사실이냐는 질문에는 표정을 굳히며 "그 얘기는 하지 맙시다"라고 답을 피했다.


한편 수행비서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안 전 지사는 지난 9일 오후 마포구 서울서부지검으로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이날 자진 출석한 이유에 대해 안 전 지사는 "소환을 기다렸지만 견딜 수 없었다"고 말했다


피해자 김지은 씨에 대해서는 "나를 지지하고 열심히 했던 참모였다"며 "마음의 상실감 그리고 배신감 여러 가지 다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검찰 조사에서 안 전 지사는 김씨의 일부 주장에 대해서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행위는 인정하지만 그 과정에서 강압은 없었다고 주장한 것이다.


인사이트연합뉴스


그러나 김씨 측은 안 전 지사의 이 같은 주장에 황당함을 표했다.


13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의 배복주 상임대표는 "네 번이나 성폭행당할 수가 있나. 어느 정도 자발성이 있었던 건 아니냐"는 일각의 주장에 "(피해자가) 어이없어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안 전 지사와 김지은 씨 관계는 위치 자체가 그런 얘기를 할 수 있는 관계가 아니다"라며 "김지은 씨 입장에서는 (안 전 지사가) 되게 압도적인 권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안 전 지사에게 성폭행당한 피해자가 김지은 씨와 싱크탱크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여직원 외에 최소 1명 이상 더 있다고 밝혔다.


배 대표는 "지금 고소하신 분들 말고 그분도 고민을 하고 계신 걸로 안다"며 "모두가 동의되지 않은 성관계이고 우월적 지위, 권력을 이용한 성관계"라고 말했다.


배다현 기자 dahyeo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