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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학번 새내기들 비상, 오는 3월 '똥군기'의 계절이 돌아온다"

대학교 개강이 한 달도 안남은 지금, 전국에 있는 18학번 예비 신입생들은 입학 준비에 설레어 밤잠을 못이루고 있다.

인사이트강원지역 한 사립대학교 인근에서 찍힌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대학교 개강이 한 달도 안남은 지금, 전국에 있는 18학번 예비 신입생들은 입학 준비에 설레어 밤잠을 못이루고 있다.


성적에 대한 압박 때문에 하루도 마음 편히 자지 못했던 지난날들을 대학 가서 모두 보상받고 싶은 심리일 것이다.


실제 서울 천호동에 사는 서울 상위권 대학교 경제학과 합격자 18학번 예비 새내기 김모(19) 양도 "엄마, 아빠가 대학 가서 하라고 했던 '연애', '아르바이트', '외박' 등을 마음껏 해보겠다"며 상상만으로 행복해한다.


하지만 막상 대학교에 입학하면 새로운 사회에 대한 두근거림을 느끼기보다는, 선배의 '똥군기'와 이유 없는 '폭행'에 두려움을 느끼게 될 수도 있다.


군대만큼 심한 대학생들의 '똥군기'는 신학기에 빈번하게 발생한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벚꽃 향기로 가득해야 할 아름다운 대학 캠퍼스를 '똥 냄새'로 물들이는 똥군기의 모습은 선·후배간 폭행, 얼차려, 음주 강요, 19금 게임·춤 강요, 회비 갈취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심지어 이들은 '기강을 잡겠다'는 이유로 이상할만큼 권위적인 카카오톡·SNS 예절 문화도 만들어 냈다.


'선배 부심'에 사로잡혀 허세를 부리고 싶은 이들은 신입생들과 1~2살밖에 차이 나지 않지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낼 때 'ㅋㅋ'를 절대 붙이지 말라고 엄포를 놓는다.


그러면서도 선배 카카오톡 메시지는 바로 읽어서 '1'을 없애라고 요구하고,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새 게시물이 올라오면 '좋아요'를 눌러 존경의 표현을 하라고 강요한다.


인사이트신입생에게 이물질 섞인 술을 뿌려 논란을 일으킨 환영회 모습 / 사진제공 = 제보자 A씨


안타깝게도 똥군기는 소위 SKY로 불리는 '명문대'에서도 나타난다.


2016년 '연세대학교 대나무숲' 익명 게시판에는 '1학년에게 두발과 복장에 제약을 한다'는 내용의 고발 글이 올라왔다.


해당 대학교 모 학과 선배 A씨는 1학년 신입생들에게 '염색 하지마라', '여학생은 치마입지 마라', '남학생은 여름에도 긴 바지만 착용해라' 등의 내용을 카카오톡으로 공지했다.


이를 본 새내기들은 자유를 억압하는 내용에 불만을 갖기도 했지만, 선배에게 찍혀 대학교 4년 내내 괴롭힘을 당할까봐 공론화 하지 못했다.


이는 '지성의 상아탑'이라고 불리는 대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얼마나 제대로 된 인성을 갖추지 못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좋은 대학에만 가면 된다'라는 식의 입시 위주 교육만 해 고등학생들이 올바른 인격을 갖추지 못하고 사회에 나가게 되는 것이다.


인사이트Facebook '대나무숲'


오랫동안 관습적으로 반복돼 온 똥군기의 악습을 끊기 위해서는 학교 측과 졸업생, 재학생들이 부단히 관심을 갖고, 노력해야 한다.


가장 먼저 똥군기가 발생할 시 학교 명예를 실추시키고 후배들에게 고통을 안겨준 학생들에 대한 '징계 및 처벌 조치'가 명확히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괴롭힘을 당하는 새내기들도 적극적으로 피해 사실을 알려야 한다. 정작 당사자들이 쉬쉬하고 넘어가면 그 누구도 괴로움을 알아주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일러바친다는 개념이 아니라, 더이상 애먼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문제의식을 느끼고 양심적으로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사이트Facebook '원광대드루와'


침묵하고 방관하다간, 바로 옆에서 20세라는 꽃다운 나이에 '죽는 친구'를 볼 수도 있다.


과장된게 아니라 신입생 환영회 술자리에서 과음 등으로 사망했다는 소름 끼치는 기사는 매년 3월마다 터져 나온다.


경찰은 매년 봄마다 '대학 신입생 가혹행위' 집중 단속을 벌이며, 당신들을 '일진 놀이'하는 못된 선배들로부터 보호해 주기 위해 노력한다. 뿐만 아니라 피해자가 2차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신변 보호'에도 앞장선다.


너무 무서우면 이를 믿고 민중의 지팡이 손을 잡아봐라. 물론 '학생들끼리 놀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라는 안일한 생각이 경찰당국 전반에 깔려있어 초기 대응이 늦어져 논란이 된 적도 있으나, 곪았던 문제가 여러 번 지적되어 온 만큼 올해는 반드시 달라졌을 것이다.


핑크빛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아름다운 3월, 올해는 부디 '신입생 OT 음주 사망', '선배들 괴롭힘으로 신입생 자살 사망' 등의 충격적인 기사가 나오지 않길 진심으로 바라본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치마 입지 말라며 신입생 '똥군기' 잡는 대학 선배들여학생들에게 치마를 입지 말라거나 선배들에게 '다나까' 말투의 인사 예절을 강요하는 대학교 악습이 횡행하고 있다.


신입생 OT서 새벽부터 후배들 '똥군기' 잡는 선배들 (영상)대학교에 자리잡은 군기 문화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가 높지만 여전히 대학에서는 이러한 악습이 계속되고 있어서 문제 해결이 시급해 보인다.


권길여 기자 gilyeo@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