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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생체실험한 '마루타 부대'는 전범 재판에서 '무죄' 선고받았다

악명 높은 마루타 부대를 지휘했던 이시이 시로는 전범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인사이트(좌) 영화 '동주', (우) 731부대 생체실험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인사이트] 김연진 기자 = 지난 1947년 일본 도교에 위치한 전범 재판장, 그곳에서 한 남성의 재판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의 이름은 이시이 시로. 일명 '마루타 부대'로 알려진 731부대의 총책임자였다.


이시이 시로의 재판이 열리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A급 전범 중에서도 가장 악질이라고 꼽혔기 때문에 사형을 면치 못한다는 의견이 중론이었다.


그런데 법정은 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사람들은 판결에 의구심을 감추지 못했다. 악명 높은 마루타 부대를 지휘했던 그가 어떻게 죄가 없단 말인가.


인사이트이시이 시로 / 온라인 커뮤니티


2차세계대전 당시 중국 하얼빈 지역에는 일본의 비밀 군부대인 731부대가 있었다.


그곳에서 일본군은 생포한 군인 포로와 민간인을 상대로 세균전, 화학전 관련 연구와 생체 실험을 진행했다.


생체실험은 매우 끔찍했다. 차마 입에 담을 수도 없을 만큼 비인간적, 반인륜적인 실험들로 가득했다.


기록에 따르면 동상실험이라고 하며 영하 40도의 날씨에 사람을 나체 상태로 방치한 뒤 어떻게 죽음이 진행되는지를 관찰했다.


또한 원심분리기에 사람을 넣고 돌리며 눈, 코, 입, 귀 등으로 피가 빠져나오는 과정을 지켜봤다. "이 실험으로 인체의 70%가 물인 것으로 증명됐다"라는 결과가 함께 기록돼 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키는 세균을 주입해 사람 몸에 나타나는 변화를 실험하거나 목을 매달고 몇 분 만에 사람이 죽는지를 기록했다.


심지어 바닷물이 혈액이나 생리식염수를 대체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바닷물을 생체실험자의 동맥에 주입하기까지 했다.


성인 남녀, 노인, 어린아이, 임신부를 가리지 않고 생체실험에 이용했고, 실험에 이용당한 사람들을 통나무라는 뜻의 일본어 '마루타'라고 불렀다.


731부대의 생체실험으로 지난 1932년부터 1945년까지 조선인을 포함해 중국인, 러시아인 등 총 1만명이 피해를 입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어느 날은 생화학 실험을 진행한다며 이시이 시로가 직접 개발한 폭탄에 콜레라, 탄저균 등 치명적인 병균을 넣어 민가에 터뜨렸다.


이 과정에서 약 40만명의 중국인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인사이트731부대의 생체 실험을 그린 영화 '마루타'의 한 장면


끝도 없이 만행을 저지른 731부대의 총책임자 이시이 시로가 전범 재판장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배경에는 바로 미국이 있었다.


당시 전범 재판을 진행하던 맥아더 장군(Douglas MacArthur)은 미국 정부의 고위관계자로부터 "이시이 시로에게 무죄를 선고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미국 정부는 일본의 A급 전범을 모두 처벌, 단죄하고 싶었지만 이시이 시로만은 살리고 싶었다. 그의 '마루타 자료'가 탐났기 때문이다.


수많은 생체실험, 생화학실험을 진행하면서 기록된 자료를 손에 넣기만 하면 의학 기술, 군사 기술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결국 미국 정부는 마루타 실험 관련 모든 자료를 넘겨받는 대신 이시이 시로를 살려주기로 협상했다.


인사이트MBC '서프라이즈'


생체실험 자료를 바탕으로 미국은 비약적인 발전을 할 수 있었고, 이시이 시로는 A급 전범 중 유일하게 생존한 사람이 됐다.


패망 이후에도 단 한 번도 전범으로 기소되지 않은 이시이 시로. 지난 1959년 식도암으로 사망하기 전까지 부와 명예를 누리다 사망했다.


현재 일본의 일부 극우세력과 역사 수정주의자들은 "마루타에 대한 특별한 증거가 없다"라며 731부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


누구도 존재하지 않았고, 누구도 죄를 짓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중국 하얼빈에 울려 퍼진 곡성(哭聲)은 갈 곳을 잃었다.


日 731부대서 '생체 실험'당한 한·중 희생자 수가 공개됐다2차 세계 대전 당시 일본의 731일 부대에 끌려가 생체실험을 당한 희생자 수가 공개됐다.


일본이 중국인·한국인에 '마루타' 실험했다는 증거 나왔다일제시기 만주에서 731부대가 저지른 세균전 및 생체실험을 입증하는 새로운 증거를 발표했다.


김연진 기자 ji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