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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올림픽 금메달 딴 뒤 일장기 가려 '일본 망신' 준 '손기정 선수'의 기일입니다

일제강점기인 1936년 제11회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경기에서 우승한 체육인 손기정은 부끄러움에 일장기를 가려 일본에 수치를 줬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일제강점기인 1936년 제11회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경기에서 우승한 체육인 손기정은 부끄러움에 일장기를 가려 일본에 수치를 줬다.


1936년 제11회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부문에 출전한 손기정은 24살의 나이에 한국인 최초로 올림픽 대회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그는 일제의 지배를 받고 있는 만큼 태극기를 가슴에 달 수 없었다.


결승선을 통과한 손기정은 만세도 하지 않았고 환호성을 내지르지도 않았다. 


그는 금메달을 거머쥐자마자 고개를 숙인 채 탈의실로 쓸쓸히 퇴장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이는 올림픽의 꽃인 마라톤 금메달리스트가 보일 수 있는 태도가 아니었다.


시상대에 선 손기정은 스타디움에 일장기가 오르고 일본 국가 '기마가요'가 흘러나올 때 월계수 나무를 들어 올려 입고 있던 옷에 새겨진 일장기를 가렸다.


자신이 발로 뛰어 얻은 이 영광이 조국의 것이 아니라 조국의 국권을 피탈한 '일본'의 것이라는 사실에 분노했기 때문이었다.


금메달리스트 손기정의 태도는 해외에 일본의 식민지배가 얼마나 불합리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간접적으로 보여줬다.


인사이트손기정평화마라톤대회


조국은 그런 그의 '부끄러움'에 동의했고, 국내 언론사들에 의해 일본은 두 번째 수치를 겪게 된다.


조선중앙일보와 동아일보는 총독부의 간섭에도 손기정 선수의 가슴팍에 달려있던 일장기를 지운 채 보도를 내보냈다.


이후 손기정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였음에도 일제로부터 합당한 대우조차 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기정의 금메달은 현재까지도 일본이 딴 금메달로 되어 있어 더욱 분노를 자아낸다.


인사이트일장기 말소사건 / 한국학중앙연구원


그는 살아생전 이를 바로잡기 위해 무척이나 애썼지만 일본 올림픽위원회가 손기정에 대한 국적 변경 신청을 해주지 않아 끝내 실현되지 않았다.


하지만 손기정의 일대기에는 당시 그가 일본 국적으로 경기에 나올 수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이유와 함께 그가 한국인임이 명시돼 있다.


손기정은 은퇴한 뒤 마라톤 코치 등으로 활동하다 지난 2002년 11월 15일 지병인 폐렴 등으로 91세에 세상을 떠났고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일제강점기를 지나온 비운의 천재, 그렇지만 시대에 굴복하지 않고 금메달리스트로 선 단상 위에서 당당히 일장기를 숨겼던 손기정.


1992년 8월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황영조가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마라톤에 출전해 금메달을 땄을 때 손기정이 남겼던 말은 곧 그의 인생을 대변한다.


"오늘은 내 국적을 찾은 날이야. 내가 노래에 소질이 있다면 운동장 한복판에서 우렁차게 노래를 불러보고 싶다"


손기정 동상, 80년 전 베를린 마라톤 코스에 서다가슴에 태극기가 새겨진 손기정 선생의 동상이 80년 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우승 당시 코스 인근에 들어섰다.


80년전 오늘, 일장기 달고 출전한 손기정의 '슬픈 금메달'올림픽에서 최초로 금메달을 딴 한국인, 목에 금메달을 걸고도 뜨거운 눈물을 흘렸던 그의 이름은 바로 손기정이다.


김소영 기자 so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