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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만원 '청년수당' 놓고 서로 '악마'라 부르는 김무성-박원순

한국 정치계에서 여권과 야권을 대표하는 거물 정치인 두 명이 한달에 50만원 지급하는 청년 수당을 놓고 때아닌 '악마' 논쟁을 벌이고 있다.

<김무성(좌) 대표, 박원순 시장> ⓒ 연합뉴스

한국 정치에서 여권과 야권을 대표하는 거물 정치인 두 명이 한달에 50만원 지급하는 '청년수당'을 놓고 때아닌 '악마' 논쟁을 벌이고 있다.

볼썽사나운 말다툼을 벌이는 장본인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이다. 유명 정치인 둘이 서로를 향해 '악마'라고 부르게 된 것은 청년 복지예산에 대한 이견에서 시작됐다.

김 대표가 서울시의 청년수당 등 지방정부의 청년복지 정책을 두고 '악마의 속삭임'이라고 비판하면서 먼저 '포문'을 열었다.

김 대표는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총선이 다가오면서 인기영합주의가 고개를 들고 있다"며 "시민이 낸 세금을 남용해 인심 쓰는 전형적인 인기영합주의 포퓰리즘은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국민이 원하는 것을 다 해주겠다는 정치인과 그들의 포퓰리즘이 나라를 파탄으로 이끄는 악마의 속삭임이라는 사실을 잘 알아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박원순 시장도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박 시장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악마의 눈에는 악마만 보인다'는 말이 있다"며 "청년들의 고용절벽 해소정책을 악마에 비유하다뇨! 너무하십니다"고 질타했다.

박 시장은 이어 "정치는 소통이고 평화"라며 김 대표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지적하면서 정치적인 이슈로 만들었다.

이들이 서로 '악마'라고 부르게 된 '청년수당'은 서울시가 올해부터 새롭게 도입하는 제도다. 서울시는 취업을 준비하는 만 19~29세 청년에게 활동계획 등 신청서를 받아 3천명을 선정한 뒤 월 50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문제는 예산이 부족하다는 정부와 여당의 입장과 박원순 시장의 생각이 엇갈린다는데 있다. 서울시는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고 재원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정부와 여당이 난색을 표하고 있는 셈이다.



정부 여당은 '청년수당'이 사회보장사업인데도 서울시가 중앙정부와 미리 논의하지 않았다면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중앙정부와 협의 없이 무리하게 추진한다면 지방교부세를 깎을 수 있도록 관련 시행령도 개정했다.

김 대표와 박 시장이 논쟁을 벌이는 가운데 정치적인 입장과 철학에 따라서 이번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많은 누리꾼들은 "포퓰리즘 때문에 국가 재정이 악화되고 그런 부담은 결국 국민이 떠안야 하는데 제대로 된 논의와 타협 없이 박 시장이 무리하게 추진한다"며 "청년문제 뿐 아니라 중장년층과 노령층에 대한 정책도 시급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일부 누리꾼들은 "청년을 위한 복지정책이 부족한 한국 사회에서 박 시장의 정책은 꼭 필요하다"며 "정부 여당이 무조건 반대할 것이 아니라 양보할 것은 전향적으로 양보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런데 이들의 논쟁을 취재 현장에서 바라보면 두 거물 정치인이​ '4.13 총선'을 앞두고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정치인은 늘 국민을 생각한다고 하지만 솔직히 말해 '국민'이 아니라 '유권자'가 아닌지 김 대표와 박 시장에게 되묻고 싶다. 
 

곽한나 기자 hanna@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