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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도, 저자도, 내용도 숨긴 "안 알려줌" 책 출시

"미안하지만 책 제목도, 저자도, 내용도 알려드릴 수 없어요. 그렇지만 일단 사보시면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한 번 믿어보세요"

인사이트연합뉴스


"미안하지만 책 제목도, 저자도, 내용도 알려드릴 수 없어요. 그렇지만 일단 사보시면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한 번 믿어보세요"


출판사들이 제목과 저자를 가리고 신간 도서를 판매하기로 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마음산책, 북스피어, 은행나무 출판사는 1일부터 각각 '마음산책X','북스피어X','은행나무X'라는 이름의 책을 교보문고와 알라딘, 예스24, 인터파크 인터넷서점을 통해 예약판매하고 있다.


독자가 알 수 있는 것은 이들 책이 모두 소설이라는 것과 가격, 페이지뿐이다.


온라인 서점에서는 이달 24일까지 예약판매되고, 25일부터 다음달 16일까지는 오프라인 서점에서도 역시 제목과 저자를 숨긴 채 책을 판매한다. 'X책'의 정체는 5월16일 자정에 공개된다. 예약판매된 책이 배송되는 25일부터는 책의 정체가 사실상 공개되지만, 출판사들은 미리 책을 받아본 독자들에게 비밀을 지켜 달라고 당부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세 출판사의 대표들은 함께 일본과 유럽의 서점을 돌아보면서 이번 이벤트를 생각해 냈다. 일본에서는 'X문고', 유럽에서는 '서프라이즈 노벨'(A NOVEL SURPRISE),'블라인드 데이트 위드 어 북'(Blind Date with a Book) 같은 이름으로 서점들이 자체적으로 제목과 저자를 숨긴 채 책을 판매하는 모습을 보고 한국에서도 블라인드 이벤트를 시도해보자고 뜻을 모았다.


대표들은 거듭된 아이디어 회의를 거친 끝에 'X책'의 기준을 정했다.


개인 취향을 많이 타는 에세이나 인문서 대신 소설을 내기로 의견을 모았고 책 가격도 1만2천800원으로 통일했다.


독자들의 호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판매가 시작된 1일은 토요일로, 일반적으로 인터넷서점의 판매량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드는 요일이다. 그런데도 평일 판매량보다 더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출판사들은 크게 고무된 모습이다.


인터넷에서는 'X책'의 정체를 알아내려는 독자들의 추리도 시작됐다. 다행히도(?) 아직 정답을 맞힌 독자는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정은숙 마음산책 대표는 "이번 이벤트의 목적은 책의 정체를 감추는 게 목적이 아니라 독자에게 새롭게 다가가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보통 책의 저자와 제목을 보고 구매하지만 편견 때문에 안 팔리는 책들이 있다"면서 "이번 이벤트는 저희가 잘 만들어볼 테니 '일단 한 번 읽어볼래요"라는 일종의 '프러포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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