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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파이 먹다 숨진 여대생' 사건 뒤에 감춰진 불편한 '갑질'

교수의 취업 추천서에 예민할 수밖에 없는 4학년생들을 대상으로 강압적으로 학과 행사 참여를 독려했다는 제보가 들어왔따.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좌) Youtube 'Heopop 허팝', (우)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서민우 기자 = "자신의 생일에 '강제 엠티'를 가기 전 친구에게 농담처럼 던진 '살아 돌아오겠다'는 말이 그의 유언이 됐다"


지난 17일 전남의 한 대학병원에 따르면 16일 오후 8시 13분께 전라남도 나주시 소재 한 리조트 화장실에서 광주 소재 S 대학 간호학과 4학년 이 모(23·여) 씨가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당시 많은 언론이 이 씨가 신입생환영회 자리에 참석해 '초코파이 빨리 먹기' 게임을 하다 기도가 막혀 질식사한 것으로 보도했다.


하지만 이 씨의 지인에게 직접 제보받은 내용을 살펴보면 이 씨의 죽음이 단순히 즐거운 자리에서 일어난 사고라고 보기엔 석연치 않은 점이 많았다.


숨진 이 씨의 친구 김 모 씨는 인사이트에 "언론의 오보와 학교 측의 진실 감추기에 친구 가족과 지인들이 가슴 아파한다"며 진실을 밝혀 달라고 요청했다.


먼저 알려진 것과 달리 이 씨가 참석했던 학교 행사는 신입생 환영회가 아닌 '엠티'였으며 '초코파이 빨리 먹기'라는 시합은 행사 프로그램 중 하나였던 '초코파이 이어 먹기' 게임이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김 모 씨


이 씨는 지인들에게 지속적해서 해당 엠티를 참여하고 싶지 않다고 푸념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엠티와 달리 학과 차원에서 강제적으로 이루어진 행사였기 때문이다.


재학생들에 의하면 학교 측은 엠티 신청서를 받을 때 참여율이 저조하자 4학년 수업에서 취업 추천 시 필요한 포트폴리오에 엠티 불참 사실을 기재하겠다고 잘라 말했다.


실제로 포트폴리오에는 엠티 참석 여부 '체크란'이 있고 추천서에 기재된 교수의 의견은 취업에 상당히 중요한 부분으로 알려져 사실상 4학년 학생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엠티에 참여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학생들 사이에서 논란이 불거지자 일부 학생들은 교육청에 이 사실을 제보했고 '표면적으로' 엠티는 '자율참여'가 됐다.


하지만 학교 측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공지문을 통해 '엠티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들은 별도의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는 공지사항을 부착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김 모 씨


숨진 이 씨를 포함한 학생들은 학교 측이 교육청의 시정 명령을 이수하기 위해 보여주기 식으로 A4 한 장에 공지 사항을 기재했을 뿐이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교수들의 압력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학교 측은 '엠티 강제성 여부'에 대해 인사이트에 "학과 교수진 차원에서 엠티 참여를 '독려'한 정도지 절대 취업 불이익을 공시하지는 않았다"고 답변했다.


해당 사건을 담당한 경찰서 관계자는 "현재 피해 학생의 정밀 부검이 국과수에서 이루어져 있으며 사건 전반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기에 어느 쪽 진술이 맞는지 단정 짓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나이팅게일을 꿈꾸며 학업에 정진했던 이 씨의 안타까운 죽음의 정확한 경위는 정밀 부검 결과가 나오면 더욱 명확하게 밝혀질 예정이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김모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