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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하라"는 말에 기다리는 대구 지하철 참사 승객들의 마지막 모습

상황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기관사의 방송을 철석같이 믿은 승객들은 연기가 가득 찬 객차 내부에 가만히 앉아있었고, 이는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졌다.

인사이트지하철 참사 직전 내부 모습을 담은 거의 유일한 사진 / 매일신문 제공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전동차 안에서 대기하라"


2003년 2월 18일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당시 기관사가 한 안내방송이다.


"오늘(18일)은 대구 지하철 참사 '14주기'입니다"2003년 2월 18일 오전 대구 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에서 정신지체 장애인 김대한이 휘발유를 담은 페트병 2개에 불을 붙인 뒤 바닥으로 던졌다.


상황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기관사의 방송을 철석같이 믿은 승객들은 연기가 가득 찬 객차 내부에 가만히 앉아있었고, 이는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졌다.


공개된 사진은 2003년 2월 18일 불이 번지기 직전 연기가 가득한 1080호 전동차의 내부 모습이다.


유독가스와 연기가 전동차 내로 스며드는 급박한 상황 속에서도 승객들은 "곧 출발한다. 전동차 안에서 대기하라"는 기관사의 두 차례 안내방송만을 믿고 탈출시도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처음 불이 났던 1079호 전동차에서 옮겨붙은 불로 전기가 끊겨 차량이 움직이지 않고, 출입문마저 열리지 않으면서 많은 희생자(승객 142명 사망 / 전체 사망자 192명)가 발생했다.


기관사의 미숙한 대처와 대구 지하철 공사의 안이한 대응으로 대형 인명 사고로 이어진 대구 지하철 참사. 


제대로 된 탈출 매뉴얼만 있었다면 많은 승객들이 살 수 있었기에 참사 1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아픔은 잊혀지지 않는다.


그리고 삼풍백화점 붕괴, 세월호 참사,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 판교 테크노밸리 환풍구 붕괴 등 안전 불감증이 낳은 '대형 참사'가 해마다 반복되고 있음에도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대한민국의 현실은 우리를 씁쓸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