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앞 정문까지 데려다줬는데 제 딸이 사라졌습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실종아동전문기관은 38년 전 큰 딸을 잃어버린 슬픔에 매일 같이 눈물을 흘리는 어머니 이연자(72) 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아침에 학교에 데려다줬던 기억이 마지막이네요…"
5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실종아동전문기관은 38년 전 큰 딸을 잃어버린 슬픔에 매일 같이 눈물을 흘리는 어머니 이연자(72) 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이연자 씨는 1979년 11월 5일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큰 딸 서경희(당시 만9세, 현재 만 46세) 양을 잃어버렸다.
당일 경희 양이 "학교에 가기 싫다. 엄마랑 놀고 싶다"며 아침부터 칭얼댔지만, 이연자 씨는 돈을 벌어야 한다는 현실적인 이유로 큰 딸을 어르고 달래 학교 정문 앞까지 데려다줬다.
이연자 씨는 "큰 딸의 어두운 표정이 마음에 걸렸지만, 생계를 위해 돌아서야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연자 씨는 그 모습이 마지막이 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큰 딸은 학교에 등교하지 않았고 납치된 것인지, 집을 나간 것인지 38년째 깜깜무소식이다.
이연자 씨는 큰 딸을 잃어버린 충격에 남편 서재옥(76) 씨와 함께 밤낮없이 돌아다녔다.
경찰에 신고하고 방송사에도 "큰 딸을 찾아달라"며 여러 번 제보 했다.
그러나 그 어디에서도 경희 양과 비슷한 사람을 봤다는 연락을 받지 못했다.
여전히 이연자 씨는 '나 때문에 큰 딸이 실종됐다'고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고통스럽게 보내고 있다.
이연자 씨의 넷째 딸 서순남(37) 씨는 "어머니와 아버지께서 (언니가) 보고 싶다고 많이 우신다. 자식을 잃어버렸는데 얼마나 한이 맺혔겠는가"라면서 "언니 얘기를 아직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가 뇌경색으로 쓰러지셨는데, 돌아가시기 전에 언니 얼굴을 꼭 보여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실종 당시 경희 양의 키는 135cm, 체중 27kg이었다.
갈색 단발머리를 하고 있었으며 빨간색 긴팔 점퍼와 긴 바지를 입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연자 씨의 가족들은 경희 양의 안부만을 생각하며 애를 태우고 있다.
만약 경희 양과 닮은 사람을 봤거나, 소재에 대해 알고 있다면 서순남 씨의 전화번호 '010-8899-6052'나 초록우산 어린이 재단 '1588-1940'으로 연락 바란다.
당신의 제보 전화 한 통에 경희 양의 가족은 천당과 지옥을 오갈 수 있으니, 장난 전화는 삼가야겠다.
권길여 기자 gilyeo@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