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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시장이 다른 정치인과 달리 민심을 잘 헤아리는 이유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국정 농단 사태로 피로도가 쌓인 시민들의 마음을 헤아리듯 이재명 성남시장은 연일 거침없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배수람 기자 = 이재명 성남시장은 최순실 씨 국정 농단 사태로 지친 시민들을 대변하듯 거침없는 발언과 행보로 차기 대권 주자에 물망이 올랐다.


무서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이 시장은 지난달 30일 리서치뷰의 정기 여론조사에서 반기문 UN 사무총장(15.2%)을 제치고 17.2%를 기록해 '차기 주자 선호도' 2위에 자리했다. 당시 1위는 23.8%를 얻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였다.


'한국의 성공한 샌더스'를 표방한 이 시장이 이렇듯 거침없는 발언과 행보를 이어가면서 민심을 잘 헤아릴 수 있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인사이트Facebook '이재명'


이 시장의 '흙수저' 이야기는 이미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워낙 유명한 이야기다.


지금도 하루에 버스가 한 대만 다니는 안동군 도촌리의 지통마을에서 태어난 이 시장은 초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성남으로 이사와 달동네에 자리를 잡고 공장을 전전하며 단순노동을 했다.


중·고등학교 검정고시까지 어렵사리 공부해 통과했지만 희망이 없던 이 시장은 모 인터뷰를 통해 두 번이나 자살 기도를 한 적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두환 정권이 들어서고 독학으로 학력고사를 준비해 중앙대 법대에 들어간 이 시장은 대학 시절 학교에서 받는 20만원을 생활비로 쓰고 교련복 한 벌과 고무신 한 켤레, 코트 하나로 1년을 버티며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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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판검사에 지원할 수 있는 성적이었음에도 변호사를 자처한 이 시장은 "사법시험을 합격하고 보니 내 형제자매들, 성남의 이웃들은 내가 겪은 그 부당한 곳에 그대로 있는데 나만 탈출한 것 같은 미안함이 들었다"며 "공장에서 일할 때만 해도 광주항쟁은 내게 '폭도'였는데 대학에 들어와서 그것이 '민주화운동'임을 깨달아 빚진 감정을 갚으며 공익적 삶을 살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성남에서 인권변호사로, 시민운동가로 활약했던 이 시장은 변호사 시절 옥살이도 하고 협박도 당하며 김대중 정권 말기에는 정관계 인사들이 연루된 분당 정자동 아파트 분양 특혜 의혹을 파헤치다 공무원 사칭방조죄로 구속을 당하기도 하며 험난하게 생활했다.


성남시에서 일명 '싸움닭'으로 이름을 알렸던 이 시장은 인권변호사 시절 시립의료원 설립 운동을 하면서 정계의 꿈을 키웠다.


당시 인구 55만명인 본시가지 쪽에 있던 대형병원 두 곳이 응급 치료를 받지 못해 숨지는 사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자가 난다고 하여 문을 닫아 이 시장은 10만명의 서명을 받아 시의회에 법안을 제출했지만 다수당이었던 새누리당이 법안을 부결 처리하며 설립은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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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국회의원들의 멱살을 잡고 의사당에 점거해 농성을 벌이던 이 시장은 구속될 위기에 처해 교회 지하방에서 6개월간 은신했다.


그때 "시민운동만으로 새로운 걸 만드는 건 불가능하니 정치를 해야겠다"며 노무현 정권이 들어선 2004년 정치계에 입문한 이 시장은 2013년 성남시장으로 당선돼 시립의료원 착공식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시민운동가와 인권변호사, 그리고 두 번의 성남시장을 지내면서도 평범한 소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이 시장의 이같은 행보는 어찌 보면 당연하다.


최근 한 일간지 인터뷰에서 이 시장은 "내가 시민운동을 하고, 인권변호사로 일하고, 시장이 된 것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세상을 바꾸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는 소신을 드러냈다.


배수람 기자 baeba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