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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수입 맥주' 취재하자 소비자와 말 맞춘 롯데마트

롯데마트 측이 불량 수입 맥주를 유통한 가운데, 취재를 시작하자 피해 소비자와 말을 맞춘 정황이 포착됐다.

인사이트롯데마트 공식 홈페이지


[인사이트] 문지영 기자 = 롯데마트가 불량 수입 맥주를 유통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인사이트가 취재에 돌입하자 롯데마트 측이 해당 제품을 구입한 피해 소비자와 말을 맞춘 정황이 포착됐다.


인사이트는 지난 6일 제보자 K씨로부터 "롯데마트 잠실점에서 구입한 수입 독일 맥주 '에딩거'에서 '상한 냄새'와 '썩은 맛'이 났다"는 제보를 받았다.


K씨에 따르면 그녀는 지난 1일 구입한 에딩거에서 상한 맛이 나자 롯데마트 측에 문의했고, 환불 혹은 교환 약속을 받아냈다.


그런데 롯데마트는 이후 다시 K씨에게 연락해 "해당 맥주는 상한 것이 아니라 올해 5월 제조된 에딩거 맥주에 '신맛' 첨가물이 많이 들어간 것"이라며 "수입원인 체트인터내셔날과 식약처에 문의해 해당 제품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주장했다.


분명 이상한 맛이 났음에도 제품이 상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롯데마트의 태도에 분노한 K씨는 위 내용을 인사이트에 제보했다.


인사이트

독일 '에딩거' 공식 홈페이지


이에 인사이트는 롯데마트가 실제로 상한 에딩거 맥주를 유통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홍보팀에 연락을 취했다.


1차 통화 당시 해당 사건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던 홍보담당자는 2차 통화에서 "K씨가 구입한 맥주 제품에 하자가 있었다는 것을 파악했다"며 "현재 독일 에딩거 본사 측에 제조 과정상 문제가 있었는지 확인 중이다"라고 답변했다.


이어 그는 "독일 에딩거 본사 측으로부터 맥주 제조에 사용되는 '효모'가 '과발효' 돼 극히 일부 제품에서 상한 맛이 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달 받았다"라며 앞서 K씨에게 했던 말과는 다른 설명을 늘어놓았다.


그리고 문제는 담당자와의 통화가 한 시간쯤 지난 뒤 발생했다.


제보자 K씨가 다시 인사이트에 전화를 해온 것인데, 그녀는 "롯데마트 측으로부터 다시 연락을 받았다. 맥주 발효에 사용되는 '효모'에 문제가 있었다"라며 기사를 쓰지 말아달라고 요구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연합뉴스


불과 한 시간 전까지만 해도 롯데마트가 불량 수입 맥주를 유통한 것에 분노하던 K씨가 갑자기 롯데마트 편을 든 것이다.


또한 에딩거 맥주에서 상한 맛이 난 이유가 '효모'의 과발효 때문이라는 말은 롯데 측의 주장일 뿐, 사실 관계가 명백히 밝혀지지도 않은 상황이었다.


K씨가 뚜렷한 이유도 알려주지 않고 갑자기 말을 바꾼 것이 미심쩍었던 인사이트는 다시 롯데마트 홍보팀에 연락했다.


"제보자가 롯데마트 측에서 연락을 받은 뒤 '효모' 문제를 언급하며 기사를 쓰지 말라고 부탁했다. 혹시 한 시간 사이 제보자와 통화해 그녀를 회유했나?"


인사이트의 질문에 롯데마트 홍보담당자는 '롯데마트 담당자와 통화했다'는 K씨의 말과 달리 "모르겠다"며 "수입원 측에서 K씨와 연락한 것만 알고 있다"라고 말도 안 되는 변명을 늘어놓았다.


인사이트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연합뉴스


하지만 갑자기 말을 바꾼 제보자 K씨의 태도로 미뤄봤을 때, 롯데마트가 K씨를 회유해 불량 맥주를 유통한 사실이 기사화되지 않도록 '입막음'했을 가능성은 매우 높다.


또한 이 모든 것이 '정황'이라 하더라도 롯데마트가 불량 맥주 유통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는 점은 명백해 이 부분에 대한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불량 맥주 유통으로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았는지 등의 기본적인 후속조치조차 하지 않은 롯데마트. 


제보자 입막음을 통해 자신들의 잘못이 알려지지 않기를 바란 그런 행태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과 같은 우둔한 행동임을 알아야할 것이다.


한편 문제가 된 에딩거 맥주는 지난 2월에도 '제초제 성분'이 검출돼 큰 논란을 빚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