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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치약' 선물한 아파트 주민들이 보인 반응

'가습기 살균제 치약'을 선물로 받아온 아버지의 사연을 게재한 김모씨가 아버지가 직장을 잃을 수 있어 더이상 취재에 응할 수 없음을 밝혔다.

인사이트(좌)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우) Twitter 'Fox-B'


[인사이트] 정은혜 기자 = '가습기 살균제 치약'을 선물한 강남 모 아파트 주민들은 관련 보도가 나온 어제(28일) 하루 어떻게 보냈을까.


지난 28일 '가습기 살균제 치약'을 주민들의 선물로 받아온 아버지의 사연을 게재해 우리 사회의 심각한 갑을 문화에 경종을 울린 김모씨가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했다"며 트윗을 게재했다.


김씨는 "아버지가 근무하는 곳에서 '이거 우리 단지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한다"며 "기자분들로부터 '아파트 단지가 어디냐'는 문의가 많이 들어왔지만 아버지가 직장을 잃을 수도 있어 공개해 드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약자에 대한 무시', 부조리들이 개선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목소리를 냈지만 결국은 아버지가 직장을 잃을 것을 걱정하느라 있는 사실들을 더이상 밝힐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면서 "트윗에 있는 내용은 사실만을 적시하였음을 밝힌다"고 못박았다. 김씨의 아버지가 맡고 있는 직책인 관리소장이 경비원과 동일한 것은 아니지만 해당 단지가 작은 만큼 소장이 민원 처리 업무도 본다고 전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있었던 사실을 말하는 것일 뿐인데 이처럼 '아버지가 직장을 잃을까' 걱정해야 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김씨가 앞서 밝힌 또다른 일화를 보면 어느 정도 짐작이 간다.


과거 김씨가 부모님과 함께 출국하려 인천공항에 갔을 때 면세점에서 아파트 주민 한 사람을 만났다고 한다.


그런데 이후 해당 주민이 주민 회의에서 "아파트 직원이 해외로 휴가가는 건 적절하지 않아보인다"고 건의해 김씨 가족을 황당케 했다.


이처럼, 아파트 관리 업무를 보는 직업을 자신의 '하인' 쯤으로 생각하는 주민들이 있는 탓에 김씨와 김씨의 아버지는 주민들에게 해당 건으로 트집을 잡히지 않을까 걱정해야 하는 것이다.


김씨는 "아파트 직원은 거지가 아니다"라며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부조리들이 점차 개선되기를 바란다"고 말하며 해당 사건이 흥미 위주의 보도에 머물지 않고 의미있는 변화를 이끌어내길 바라는 마음을 밝혔다.


정은혜 기자 eunhy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