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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이해
문화의 이해
안선하 · 09/06/2016 10:33AM

인사이트gettyimages


우리는 흔히 ‘아프리카’ 하면 빈곤과 기아 그리고 질병과 내전을 생각한다.


하지만 필자가 KDI 국제정책대학원에서 만난 아프리카 대륙의 사람들은 그리 가난해 보이지도 부족해 보이지도 않았다.


물론, 그들은 각 국가에서 선발된 ‘엘리트 아프리칸’ 으로써 한국의 개발정책에 대한 혜안을 배우기 위해 왔다. 


하지만 그들의 생각이 혹은 의식이 그들 국가의 미래의 건설 및 개발함에 있어서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 본다면, 우리가 생각한 그들의 일반적인 욕구와 아프리카 각국이 가진 개별성 즉, 우선순위의 차이가 있음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것은 그들 문화에 대한 우리의 섣부른 판단이 개발의 블루오션 아프리카 대륙에 대한 시행착오를 더 할 수 있다는 걸 강조하고 싶다.


인식의 차이를 가져오는 문화


예를 들어 나이지리아에서 온 친구와 대화는 실로 나에겐 문화 충격적 사건이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나이지리아가 필요한 것은 자본도, 식량도, 자원과 같은 계량적 단위의 개발이 아닌, 깨끗한 정부 그리고 나이지리아 국민의 의식을 깨울 리더십과 같은 소프트웨어적 계발이다.


나이지리아 친구가 한국 경제를 배우며 가장 부러워했던 점은 1997년 IMF 때 한국의 금 모으기 운동처럼 나라가 어려울 때 국민이 힘을 모아 함께 고생하고 희생할 수 있었던 국민성 즉, 애국정신이었다. 


여기에서 깨달음은 한강의 기적을 만든 한국이 앞으로 어떤 비전을 가지고 개발도상국가들의 롤모델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이다.


또 한 번은, 아프리카 보츠와나에서 온 친구와 동유럽 체코에서 온 친구 간의 언쟁이 있었다. 


체코에서 온 친구는 유럽 대륙 내 여행을 할 때 유럽연합 회원국에 한하여 여권 및 비자 검사를 따로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편리하다고 언급했고, 보츠와나 친구는 국가 간의 이동에 있어서 신분증을 검사하지 않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옆에서 계속 지켜만 봤던 나로서는 보츠와나 친구가 왜 저렇게 언성을 높이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경제학적 관점으로 볼 때, 물류 거래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건 큰 이점이기 때문이었다. 


둘의 언쟁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나는 그들 각자의 입장에서 생각을 달리 해보았고, 이 대화에는 국가에 대한 개념 인식의 차이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동유럽에서 온 친구는 스스로를 세계 시민(Global Citizen)이라고 부르지만, 아프리카 친구는 자국의 보호 및 민족성(Nationality)을 바탕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다시 말하자면, 아프리카 입장에서는 오랜 세월 타국의 식민지배 또는 지역 간 분쟁을 겪어 온지라 그들의 국가를 나타내는 신분증의 개념에는 항상 빼앗기지 않으려는 혹은 보호하려는 생각이 반영된 국가 그 자체의 상징적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보츠와나 공무원 친구의 국가에 대한 완고한 관념과는 달리, 나는 그들의 모순된 점을 발견했다. 


그것은 유럽국가(그중에서도 프랑스)의 지배를 받아왔던 아프리카 대륙 내 사람들은 아름다움과 부유함의 기준을 그들을 지배한 국가의 모습에서 찾는다는 점이었다.


다시 말해, 아프리카 사람들은 그들의 자원을 약탈한 유럽의 식민 지배를 받았음에도 그 국가가 가진 문화를 무의식적으로 동경하고, 그들의 전통문화의 가치 및 독창적 민족성이 자국의 물질을 보호할 수 있음은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

 

인사이트gettyimages


문화의 암묵적 기능


필자는 문화란 그들의 역사와 환경 및 그 가치를 반영한 고유한 삶의 방식이자 사고하는 법이라 생각하며, 보이지 않는 이 가치는 인간의 이기에 의해 역학적 진화를 반복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다시 말해, 문화란 인간의 본성을 반영한 그 사회의 지능이자 암묵적 규칙이자 언어이다. 


하지만 사회가 자본주의하에 세계화를 외치고 비교우위의 교류가 잦아지며, 시간 단위로 가치평가를 매기면서, 특수성을 반영한 개별문화의 가치가 거래에 있어서 쓸모없는 방해요소이자, 인습적 가치로 경시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여기서 필자는 2가지 질문을 던져본다.


첫 번째로 문화에는 등급이 있는가? 두 번째로 인간의 욕구는 진화 단계가 있는가? 경제학에서 물건의 값을 매기는 것은 거래의 편리성을 고려한 것이다. 


위에 말한 문화의 등급과 욕망의 단계가 있다고 가정한다면, 문화는 인간의 욕망 단위에 의해 거래가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그 거래가 성사될 것인가?


예를 들어, 가족 단위의 사업체가 많은 말레이시아나 캄보디아의 광고주가 같은 값의 한류 스타를 모델로 고용할 때, 그들이 고려하는 것은 한류스타 간의 비등비등한 인기 수준이 아니라 한류 스타를 섭외한 대행업체가 자신들의 사회 지능에 얼마만큼 부합할 수 있는지가 더 고려대상이 된다.


쉽게 말해, 더 일하기 편한 상대를 고른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한 사회 지능이 바로 문화 가치를 거래 단위로 성사시키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것이다.


일화로, 찰스 다윈의 진화론에 따르면, 언어가 발달하지 못했던 시기의 인류는 의사소통의 방식으로 비언어적 수단을 더 많이 사용했고,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언어란 인간이 가진 자연 및 사회적 환경을 문자화한 소통의 도구라 여겼다. 


즉, 한 나라의 언어적 수단은 타국의 문화적 기능까지 전부 내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새로운 문화가치의 발아: 사회 지능의 진화 ‘공감’


이 언어적 수단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사회 지능'의 강화이다. 


사회 지능은 서양에서 구분되는 ‘자아(Ego)’의 개념보다 동양에서 중요시 여기는 ‘관계(關係)’의 개념에 가까우며, 나의 관점보다는 타인의 관점으로 나를 바라보는 것. 


그럼으로써 상대의 세계관과 개별성을 파악하고, 인간 행동의 패턴을 이해하는 것을 의미한다.


요약하자면, 고유문화는 우리 시대가 필요로 하는 창의적 발아의 기능을 가지며, 경제, 경영학적으로는 거래를 성사시킴에 있어 반드시 반영되어야 할 필수 전략 요소이다. 


문화의 이해는 선진국이라 불리는 사회에서 그들의 관점에서 봤을 때, 세련된 지식의 발달이 아닌, 파트너 국가의 관점에서 그들의 환경과 처지를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즉, 상대를 위한 “사회 지능의 진화”가 국가 간의 새로운 문화 가치로서 구현될 수 있음을 필자는 강조하고 싶다.

 

안선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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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운서, (전) 미스코리아, 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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