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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대기업 임원의 '운전기사'가 공개한 '머슴 기사'의 현실

일부 대기업 오너들이 운전기사를 '노예' 취급해 공분을 일으킨 가운데 대기업 임원의 운전기사가 글을 남겨 화제다.

인사이트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일부 대기업 오너들이 운전기사를 '노예' 취급해 공분을 일으킨 가운데 대기업 임원의 현직 운전기사가 '현실'을 반영한 글을 남겨 화제다.


지난 27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자신을 국내 모 대기업 입원의 운전기사라고 소개한 A씨의 고백 글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A씨는 '현직 대기업임원 운전기사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운전기사로 살아온 자신의 '경험'과 '현실'을 담담하게 소개했다.


최근 현대그룹 오너 3세인 정일선 현대BNG 사장이 3년간 운전기사를 61명을 갈아치워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되는 등 재벌가 오너들의 갑질 횡포가 빈축을 샀다.


오죽했으면 대기업 회장님들의 운전기사 중 일부는 사실상 '머슴 기사'와 같은 대우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을 정도다.


이런 사실을 염두에 둔 듯 A씨는 "모시는 사람에 따라서 운전기사를 '사람'으로 보는지 아니면 '노예'로 취급하는지에 따라 기사들의 삶은 달라진다"고 말문을 열었다.


인사이트운전기사들에게 '갑질'을 했던 정일선 현대BNG 사장. 연합뉴스


정일선 사장과 대림산업의 이해욱 부회장의 갑질 사례에서 보듯 어떤 이들은 운전기사를 '노예'나 '머슴'으로 취급하고 인간 이하의 대우를 한다고 지적했다.


A씨는 "전화를 하면 언제든 뛰어가야 하는데 심지어 밥을 먹다가도, 때로는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던 중에도 차량을 대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대부분의 운전기사들은 식사를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한 실제로 운전하는 시간은 3시간 내외인 경우가 많지만 하루 종일 대기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


하루근무 시간은 '18시간' 이상이라고 한다. 


대기업 임원 중에서 특별한 일을 제외하고는 차량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이들도 있지만 일부는 개인적인 용무까지 기사를 부려먹는다고 폭로했다.


인사이트대형 건설사인 대림건설 이해욱 부회장도 운전기사에게 상식에 벗어난 갑질로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연합뉴스


그 사례로 한 대기업 임원의 딸을 공항에서 픽업한 일을 소개했다.


A씨는 "공항에서 한 임원의 딸을 픽업했는데 만나자마자 캐리어 뒤에 두고 인사도 없이 차에 올라탔다"며 "차에 타니 딸은 보조석에 다리올리고 '아저씨 출발하세요'라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A씨는 "사람 좋고 모시는 보람이 있는 분들은 전부 한 기사가 오랫동안 모시는 경우가 많다"며 "자주 나오는 일자리 같은 경우는 1년에 기사만 10명씩 갈아치우는 쓰레기 일자리인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형 건설사인 대림건설의 이해욱 부회장도 운전기사에게 상식에 벗어난 '갑질'을 일삼아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