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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말하는 타이어, 사물 인터넷 온다



Everything will be connected 

 

저 같이 차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은 차량 운전하는데 두려움이 많습니다. 엔진 오일 갈 시기를 지난 것은 아닌지, 에어컨 필터는 매년 갈아야 하는 것인지, 타이어 공기압은 빵빵한 것이 좋은지 모르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  

 

그래도 자동차의 기능들이 날이 갈수록 발전해서, 저와 같이 기계와 친하지 않은 사람들도 편하게 운전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제 차에 있는 많은 기능 중에 매일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은 하이패스와 USB 음악 기능과 같은 아주 초보적인 기능입니다. 최근에 그 외의 기능 중 하나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적어볼까 합니다.

 

내 차는 왜 말이 없는가

 

최근에 도심을 벗어나서 멀리 워크샵을 다녀올 일이 있었습니다. 다른 스케줄 때문에 시간이 많이 늦어서 열심히 풀악셀을 밟고 갔습니다. 자정이 넘어서 집에 돌아오기 위해 시동을 거니, 계기판에 처음 보는 신호가 들어왔습니다.

 

“타이어 공기압이 낮습니다”

 

깊은 밤 산골에서 벌어진 일이라, 정말 오만가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오는 길에 못이라도 박혔나? 지금 이런 오지로 긴급출동을 부르면 오기는 할까?’ 불안한 마음에 차에서 내려서 타이어를 열심히 살펴봤지만, 다행히 펑크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시간이 늦기도 하고, 외관상 문제도 없고 해서, 센서가 오작동 했기를 바라면서 마음을 졸이며 조심조심 운전하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최근 광고에서 보면 주차되어있던 차가 밖에 눈이 오는 것을 주인에게 알려주는 장면이 나오던데, 제 차는 왜 공기압이 떨어졌음을 제게 미리 알려주지 않았을까요? 제 차는 고급 차량이 아니라서 그러는 걸까요? 제 차가 저한테 미리 귀띔이라도 해줬으면 긴급출동을 미리 불러서 정비를 해두어, 편한 마음으로 돌아올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공상과학과도 같은 생각을 해봅니다.

 

그러나 최근의 기술 발전 속도를 보면 이러한 이야기가 결코 먼 미래의 일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사람과 사물 간의 통신뿐만 아니라, 사물 간에도 통신을 하는 시대가 머지않아 올 것 같습니다.

 

집안에 있는 냉장고가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음식들에 대해서 사용자의 스마트폰 스케줄에 미리 알려주고, 공중화장실 변기가 이전 사람의 진한 향기가 남아있으니 옆 칸으로 가라는 경고 메시지가 안경에 표시되는 등 편리하고 재미있는 일들이 벌어지는 세상이 머지않아 우리에게 다가올 것입니다.

 

이러한 모두가 연결되는 꿈같은 세상을 우리에게 가져다 줄 기술이 “미래인터넷” 기술입니다. 위에 언급한 예는 미래인터넷 기술 분야 중 특히 Internet of Things(IoT)라는 비전/기술을 통해서 구체화할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사물들(Things)마저도 인터넷에 연결되는 세상이죠.

 

사물도 인터넷 하는 세상

 

국내에서는 사물인터넷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고, 주로 Machine-to-Machine(M2M)이라는 기술과 함께 언급되기도 합니다. 사람들만이 사용하던 인터넷을 사물, 기계도 함께 사용하게 되는 세상이 오는 것이죠.

 

미국 시스코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에 이미 인터넷에 연결된 단말기의 숫자가 세계 인구수를 넘었다고 하니, 이른바 사물인터넷의 시대는 이미 시작된 것 같습니다. 가트너가 발표한 2014년 주목할 만한 10대 전략 기술에 Internet of Everything(만물인터넷)이라는 Internet of Things의 진화된 개념이 포함된 것도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모든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기 위해서는 어떤 기술들이 필요할까요?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네트워크에 접속한 사물들을 식별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현재 PC에서 인터넷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IP주소를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하듯이, 미래의 사물인터넷 시대에서는 사물들을 식별할 수 있는 식별자가 필요합니다.

 

현재 인터넷에서 사용하고 있는 IP주소는 32비트 체계로, IPv4라고 불리며 40억 개(2의 32승)의 유일한 개체들을 식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IPv4 주소는 이미 할당이 끝났고, 인간들만 사용하던 인터넷 시대에도 이미 고갈될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128비트로 주소 체계를 확장한 IPv6 주소가 있는데, 2의 128승(= 3.4 X 10의 38승)개의 개체를 식별할 수 있어서, 사물을 식별하는데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하지만 전통적인 IP주소 방식이 아니라 새로운 방식(예를 들어, 사물의 이름)을 사용해서 식별하는 방식에 대한 연구도 필요합니다.

 

주요기관의 예측에 따르면, 2020년에 인터넷에 연결되는 단말기는 전 세계적으로 약 500억 개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초기에 10대도 안 되는 장비를 연결하면서 출발한 기존의 인터넷의 구조를 가지고 500억 개 이상의 사물을 연결하는 것은 어쩌면 기네스북에 올라야 할 일인지도 모릅니다.  

 

마치 ‘소형차에 사람 많이 타기’와 같은 느낌이랄까요? 결국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형차에 20명이 넘는 사람을 태우는 것이 아니라, 20명 이상이 탈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버스’를 만드는 것이 정답일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기존의 인터넷을 대체·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인터넷 아키텍처를 설계해야 하고, 관련 프로젝트가 국내외에서 널리 진행되고 있습니다. 

 


초기 ARPANET의 노드 4개를 연결한 그림

 

 

사물도 언어가 필요하다  

 

인간 세계에서 세계 공용어가 영어이듯이, 기존 인터넷에서는 TCP/IP라는 프로토콜을 통해서 장비들이 대화(통신) 했습니다. 사물들끼리 대화하기 위해서도 공용어가 필요하며, 특히 기능 및 성능이 다양한 사물 간에 원활히 통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표준 프로토콜이 필요합니다.

 

또, 사물들이 유선이 아닌 와이파이(WiFi), 블루투스(Bluetooth), 셀룰라(Cellular) 등 다양한 무선 기술을 통해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다양한 네트워크 기술을 지원하는 등 인터넷 기술의 많은 발전이 필요합니다.

 

그 외에도 저전력 및 인공지능 기술 등이 중요합니다. 스마트폰 배터리 하루에 한 번씩 교체하는 것도 귀찮은데, 타이어에 설치된 센서의 배터리를 자주 교체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배터리로 동작하는 사물의 경우에는 반드시 저전력 기술이 필요하며, 더욱 좋은 방식은 RFID 태그(예시: 버스카드)와 같이 전원이 없이도 동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또한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사물들끼리 주고받은 단순한 데이터를 정보로 가공하고 학습할 수 있다면, 사물들도 사고를 통해 주체적으로 통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기술이 발전하여 “Internet of Everything” 이라는 미래인터넷 시대가 온다면 정말 사물들도 인터넷 댓글 놀이를 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제 자동차의 타이어는 옆에 주차되어 있는 다른 차의 타이어를 보고 넋두리할 것 같습니다.

 

“와! 쟤는 보톡스 맞았나, 왜 이리 빵빵해?”
“타이어 인생 1년 밖에 안 되는데 나는 왜 이리 쭈글쭈글한가”

 

집에 돌아와서 타이어 커뮤니티에는 이런 글을 쓰겠네요.

 

제목: 주인 구함.

본문: 아 나도, 바람 빵빵하게 넣어주는 주인 만나고 싶다~ 바람 아끼지 않고 넣어주시는 주인 아시는 타이어분 계신가요? 댓글 부탁합니다.

이런 재미있는 상상을 해보면서 저는 오늘도 미래인터넷을 실현하기 위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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