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2.24 (금)
  • 서울 -7 °C
  • 인천 -7 °C
  • 춘천 -9 °C
  • 강릉 -6 °C
  • 수원 -7 °C
  • 청주 -6 °C
  • 대전 -6 °C
  • 전주 -3 °C
  • 광주 -4 °C
  • 대구 -4 °C
  • 부산 -2 °C
  • 제주 4 °C
  • 울릉도 1 °C
LG가 '박근혜 게이트' 무풍지대로 남을 수 있었던 이유
LG가 '박근혜 게이트' 무풍지대로 남을 수 있었던 이유
정은혜 기자 · 12/06/2016 09:43PM

인사이트가정 폭력으로 팔 잃은 케냐 여성에게 인공 팔을 선물한 LG그룹 


[인사이트] 정은혜 기자 = 6일 청문회에서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은 단연코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었다.


하지만 각종 비리 의혹에 얼룩진 이재용 부회장이 집중 포화를 맞는 사이 다른 방식으로 '존재감'이 드러난 재벌 총수도 있었다.


바로 LG 구본무 회장이었다. LG는 K스포츠재단과 미르재단에 78억을 출연했지만 어떤 대가를 받은 일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위 "정부에 돈을 뜯겼다"는 평을 받을 정도다.


그래서 삼성 이재용 부회장에게는 잇달아 날카로운 질문들을 하던 의원들도 LG 구본무 회장에게 만큼은 이번 최순실 게이트의 피해 기업이자 '증인'으로만 대했다.  


오후 쯤 돼서는 국회의원들의 질의가 없어 일찍 귀가하기도 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최순실 게이트가 워낙 우리 사회 전방에 뻗쳐 있는 터라, 돈 좀 있고 힘 있는 사람들은 조금씩 연루돼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런 최순실 게이트의 한복판에 삼성이 있었고, 그로 인해 삼성 그룹에 관한 의혹이 쏟아지는 와중에 LG그룹에서 한 발 물러나 있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LG그룹은 삼성과 달리 안정적인 지배 구조를 정착시켰기 때문이다.


LG그룹은 지난 2003년 국내 대기업 그룹 가운데 가장 먼저 지주사 체제로 전환해 안정적인 지배 구조를 구축했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순환출자'로 부당하게 그룹 전체를 통솔하는 경영권을 가지려 했던 것과는 다른 행보다. 


인사이트LG 구본무 회장 


또, 정부의 특혜를 받을 수 있는 사업도 거의 하지 않아 대가성 청탁이 오갈 이유도 없다.


대신 LG그룹은 대기업으로서 자신이 나아갈 방향을 설정해 우직하게 나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기업들이 투자 비용을 줄이고 있을 때 LG 만큼은 새로운 사업에 투자를 늘리고, '마케팅 못하는 LG'라는 얘기를 들어도 꾸준히 좋은 일을 한다. 


최근 LG생건 관계자들과 만났을 때 "이번 아모레퍼시픽 가습기살균제 '치약 파동'에서 LG생건은 자유로운 거 같더라. 관련 자료 없냐"고 물어보니 "그렇긴 한데 타사의 악재로 반사이익을 얻는 걸 홍보하지 말라는 게 회사의 방침"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일찌감치 대기업들이 갖고 있는 고질적인 지배구조의 병폐를 깨고, 기업이 사회와 공생할 수 있는 가치를 추구하는 LG그룹이 최순실 게이트 속에서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인사이트LG그룹이 후원한 '대한민국 임시정부' / LG그룹 블로그


이날 청문회에서 구본무 회장은 정부의 부당한 권력 행사에 대해 "국회에서 입법으로 막아 달라"고 부탁했다.


삼성그룹 등 일부 대기업들은 적극적으로 정경유착을 이용했지만, LG그룹같은 대기업들은 가만히 있다가도 정부로부터 압력을 받아 돈을 강제로 갹출 당하는 일이 생긴다. 


기업을 정부로부터 보호할 방책도 필요한 것이다. 


이번 일을 통해 단순히 삼성그룹 등 최순실 게이트 관련자들을 처벌하는 데서 끝낼 게 아니라 기업과 정부의 관계를 깨끗하게 유지케 할 수 있는 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은혜 기자 eunhye@insight.co.kr

기획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