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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전통시장·청년상인·마트'의 新 상생유통모델 선보인다

24년 간 버려졌던 전통시장 2층이 '전통시장 활성화'와 '청년상인 지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새로운 '상생형 유통모델'로 재탄생한다.

인사이트이마트


[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24년 간 버려졌던 전통시장 2층이 30대 청년상인의 제안으로 '전통시장 활성화'와 '청년상인 지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새로운 '상생형 유통모델'로 재탄생한다.


27일 이마트는 경상북도 구미시 선산읍에 있는 선산봉황시장에 청년상인들로 주축이 된 '청년몰'과 함께 '노브랜드 청년 상생스토어'를 오픈했다고 밝혔다.


이마트의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지난해 8월, 충남 당진전통시장에 이어 두 번째다.


당진전통시장이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간의 2자 협업의 형태였다면 이번에 오픈하는 구미에서는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청년상인들이 함께 어우러진 삼각편대다.


전통시장의 활성화는 물론 청년 창업이라는 새로운 모델까지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진화된 상생모델은 선산시장에서 점포를 운영 중인 청년상인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인사이트이마트


선산시장 500평(1,652㎡) 규모의 A동 2층이 24년 간 공실로 방치되자 이 청년상인은 시장 상인회를 설득, 이마트에 직접 '상생협업'을 요청하여 이번에 그 결실을 맺었다.


이마트는 선산봉황시장 A동 2층, 1,650㎡(약 500평)중 420㎡(약 125평)을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로 꾸미고, 그 바로 옆에는 17명의 청년상인이 운영하는 청년몰이 250평 규모로 들어선다.


또한 나머지 공간은 다양한 장난감을 갖춘 '어린이 놀이터'와 '고객쉼터시설'등이 들어서며, 이로 인해 젊은 고객의 방문이 늘어나고 고객들의 체류시간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 곳은 상생의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 청년몰을 거쳐야만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로 갈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 이마트는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판매하는 품목도 시장상인회와 세밀하게 협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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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선산봉황시장의 영업활성화를 위해 전통시장의 주력 상품인 신선식품은 판매하지 않고, 가공식품과 생활용품만 판매하는 것은 기존의 당진 상생스토어와 같다.


하지만 전통시장 상인회가 시장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수산물 판매를 요청해와 생선과 조개 등 일부 수산물을 구비해 시장 전체의 상품 구색을 보완했다.


'전통시장'은 곧 '신선식품'이라는 통념에서 벗어나 전통시장의 약점을 보완, 시장 전체의 경쟁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품목 하나하나까지 세밀하게 협의한 결과다.


이마트는 '노브랜드 청년 상생스토어'와 같은 날 오픈하는 청년상인들이 운영하는 청년몰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청년몰을 거쳐야 '노브랜드 청년상생스토어'를 찾을 수 있도록 동선을 설계했을 뿐만 아니라 상생스토어가 발행하는 전단에 청년몰 콘텐츠도 함께 담을 계획이다.


인사이트이마트


또한 사은품 증정 행사에는 이마트가 모든 사은품 비용을 부담, 청년몰·선산시장·상생스토어 구매금액을 모두 합산해 사은품을 증정하는 등 '운명 공동체'로 성장할 계획이다


실제로 지난 5월 청년몰과 함께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개설 소식이 알려지면서 목표정원의 절반인 11명의 청년상인을 유치하는데 그쳤던 선산시장 청년몰 사업은 6명이 추가로 합류했고, 최근에도 많은 지원문의가 있어 목표 정원(22명)을 모두 채울 전망이다.


이마트 이갑수 사장은 "지난해 당진전통시장에 첫 선을 보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청년상인과 협의를 통해 더 나아진 형태의 상생 모델로 진화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경제주체들과 함께 지혜를 모아 진정한 상생을 이룰 수 있는 방식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에 진행되는 오픈 행사에는 정동식 경북상인연합회장, 장용웅 구미시 상인연합회장, 박성배 구미선산시장 상인회장을 비롯해 남유진 구미시장과 이마트 이갑수 사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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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에 오픈하는 노브랜드 청년 상생스토어는 선산봉황시장에서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30대 청년상인인 김수연씨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조선시대 5일장으로 시작된 선산봉황시장은 지난 1993년 지금과 같은 현대식 건물로 탈바꿈한 이후 1층에 106개의 점포가 상시 운영되는 경북의 유서 깊은 시장이다.


김씨는 2015년부터 시장 1층에서 천연비누 등 다양한 생활용품을 판매해오고 있다.


이때만 해도 김씨를 포함한 8명의 청년상인이 점포를 운영하며 청년창업의 꿈을 키웠으나, 지금은 김씨를 포함해 2개의 점포만 남을 정도로 영업 환경이 악화됐다.


다른 점포들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시장 밖 공터에 경북 최대 규모의 5일장이 서는 날을 제외하곤 영업이 어려운 날이 많아졌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고민하던 김수연씨가 당진전통시장에 오픈한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사례를 접한 후 본인이 직접 시장 상인들에게 상생 스토어 유치를 설명하고 동의를 구했다.


또 상인회는 구미시에도 사업 협조 공문을 보내, 이마트 노브랜드 청년상생스토어 유치에 시 차원의 지원을 요청하기도 하였다.


그 결과 올해 2월 시장 상인회는 이마트에 먼저 상생스토어 개설을 제안했으며, 이후 당진전통시장 벤치마킹·설명회 등을 거쳐 상인회 모든 구성원들의 100% 동의를 얻어내며 24년간 버려졌던 공간이 청년들의 새로운 희망의 일터로 재탄생하게 되었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