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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의사가 평생을 바쳐 '베지밀'을 만들어낸 이유

우리나라 두유의 원조 '베지밀'이 탄생한 사연이 누리꾼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고 있다.

인사이트MBC '다큐프라임'


[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우리나라 두유의 원조 '베지밀'이 탄생한 사연이 누리꾼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고 있다.


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베지밀이 만들어진 사연이라는 글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사연에 따르면 정재원 정식품 명예회장은 지난 1937년 최연소로 의사고시에 합격해 당시 명동에 있던 성모병원에서 소아청소년과 의사로 재직했다.


인사이트MBC '다큐프라임'


그런데 당시에는 한 달에만 몇 번씩 원인 모를 병으로 실려 온 어린아이들이 사망하는 일이 벌어지곤 했다.


치료법은커녕 병의 이름도 모르던 상황. 이에 답답함을 느낀 정 회장은 약 20년 후 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그리고 지난 1965년, 미국 유학 중 새로 나온 의학 서적에서 드디어 그 병의 이름을 발견했다.


인사이트MBC '다큐프라임'


'유당불내증(신체 내부에 유당을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해 생기는 병)'으로 불린 이 병은 당시 아이들의 주식이었던 모유와 우유에 들어간 유당이 결정적인 원인이었다.


요즘에는 흔히 알려진 증상이지만, 전문적인 지식이 모자랐던 당시에는 지속되는 설사로 인해 많은 아이들이 탈수 증상을 보이며 죽고 말았던 것이다.


이에 정 회장은 유당을 제거한 영양식을 개발하겠다고 마음먹었다.


인사이트MBC '다큐프라임'


어머니가 해주시던 콩국을 떠올린 그는 콩으로 된 유액을 만들어 유당불내증을 앓던 아이들에게 먹여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


이 소문은 삽시간에 퍼져나갔고 정 회장의 병원은 유액을 팔라는 부모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이에 넘치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웠던 정 회장은 결국 지난 1973년 57세의 나이에 공장을 세우고 '베지밀'을 대량 생산하기 시작했다.


인사이트MBC '다큐프라임'


동네 슈퍼 어디에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던 '베지밀'은 한 의사가 평생이 담긴 음료였던 것이다.


그 후로 40여 년이 흘렀지만 정 회장은 여전히 직원들에게 "장사꾼이 되지 말라"며 "이윤을 추구하는 것보다 소비자에 대한 진심이 우선되면 좋을 것 같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인사이트MBC '다큐프라임'


한편 해당 글을 본 누리꾼들은 "몰랐던 사실인데 대단한 분", "저도 유당 소화 능력이 떨어져서 두유 자주 마셔요", "베지밀이 달달하고 맛있어" 등의 반응을 보였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