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 16℃ 서울
  • 8 8℃ 인천
  • 16 16℃ 춘천
  • 15 15℃ 강릉
  • 16 16℃ 수원
  • 13 13℃ 청주
  • 13 13℃ 대전
  • 11 11℃ 전주
  • 13 13℃ 광주
  • 16 16℃ 대구
  • 18 18℃ 부산
  • 16 16℃ 제주

"말 안 들으면 청각장애인 된다" 장애인 비하한 아이 엄마

아이에게 "아가 때 엄마 말 안 들어서 소리가 안 들리는 것"이라고 말하는 등 장애인을 비하한 엄마가 누리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아이에게 "아가 때 엄마 말 안 들어서 소리가 안 들리는 것"이라고 말하는 등 장애인을 비하한 엄마가 누리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지난 2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장애인 비하한 아기 엄마 보세요'라는 글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자신을 20살 학생이라고 소개한 글쓴이는 "제 삼촌은 41살 청각 장애인"이라면서 "아시겠지만, 청각 장애인의 말소리는 비장애인의 말소리와는 다르다"라고 운을 뗐다.


글쓴이는 삼촌이 조금 다른 말소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람들에게 주목받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러나 충분히 이해한다. 욕하는 게 아니니 기분이 상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던 글쓴이는 지난 23일 삼촌과 외출하고 돌아온 후 처음으로 눈물을 흘렸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날 글쓴이는 아빠, 삼촌과 함께 점심 식사를 한 뒤 후식을 먹으러 디저트 가게를 찾았다.


"삼촌과 주문을 하고 기다리고 있었다"는 글쓴이는 "유치원생쯤 되어 보이는 꼬마 아이가 우리 테이블로 오더라"라고 말했다.


평소 아이를 좋아하던 삼촌은 혹시나 오해를 살까 조심하며 글쓴이에게 "아이가 귀엽다"는 말만 반복했다.


그런데 황당한 일이 일어났다. 이를 본 엄마가 아이를 불러 "저 아저씨 옆에 가면 안 돼"라고 말한 것이다.


아이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왜? 왜 안돼?"라고 되물었고, 엄마는 "엄마 말 안 들으면 저 아저씨처럼 된다"며 "XX이 엄마 목소리 안 들려도 상관없어?"라고 어이없는 대답을 내놨다.


이어 "저 아저씨는 아가 때 엄마 말 안 들어서 소리가 안 들려"라며 "XX이는 엄마 말 잘 들을 거지?"라고 청각장애인 비하 발언을 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 말을 들은 글쓴이는 차오르는 분노에 심장이 터질 것 같이 뛰었지만, 할 수 있는 행동이 없었다.


"마시던 커피를 얼굴에 붓는 상상까지 했는데 아무 말 못했다"는 글쓴이는 "제가 그 엄마랑 싸우면 삼촌에게 왜 싸우는지 설명을 해줘야 하는데, 도저히 이유를 설명할 수가 없어서 참았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 삼촌은 태어났을 때부터 듣지 못했다"며 "나쁜 짓을 해서 장애인이 된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글쓴이는 "아이에게 설명하기 어렵더라도, 장애인과 그 가족 바로 옆에서 그렇게 이야기하신 이유가 뭐냐. 부끄러운 줄 아시라"라고 말하며 글을 맺었다.


한편 해당 글을 본 누리꾼들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게 인생인데", "아이가 불쌍하다", "제 정신이 아니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