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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쳐"···친구들 목숨 구하고 참변당한 '5·18 첫 희생자' 이세종 열사

이세종 열사는 전북대학교에 갑작스레 밀려든 계엄군을 발견한 뒤 잠들어있던 친구들을 깨우다 희생됐다.

인사이트연합뉴스 TV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37년 전인 1980년 5월 18일 자정, 불침번을 맡고 있던 전북대학교 농학과 2학년 이세종(당시 21세) 열사는 강의실을 다급히 돌며 잠들어있던 동료들을 일일이 깨웠다.


18일 자정을 기해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에 비상계엄령이 선포됐고, 동시에 7공수 부대원들이 전북대학교로 물밀듯 밀려온 것이다.


철심이 박힌 곤봉을 휘두르는 군인들로부터 동료들을 지키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이세종 열사는 군인들의 표적이 됐다.


그는 부대원들에게 끌려가 전북대 옥상에서 무차별 폭행을 당했고, 18일 새벽 1시에 땅바닥에서 차가운 주검으로 발견됐다.


당시 사인은 '단순 추락사'로 발표됐다.


인사이트연합뉴스


하지만 주검을 검안했던 전북대병원 이동근 교수는 훗날 "주검에 나타난 사인의 원인은 추락이라는 한 가지에 의해 동시에 발생할 수 없다"고 추락 전 계엄군의 폭행 가능성을 제기했다.


80년 당시 전남·북 대학 연합체인 '호남대학총연합회' 연락책임자였던 이세종 열사는 학생회 간부는 아니었지만 누구보다 민주화에 대한 열망이 큰 인물이었다.


하지만 이 열사는 민주화 운동의 중심지인 광주에서 숨진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5·18 민주화운동 첫 희생자로 인정받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러다 지난 1998년 10월, 이 열사가 희생된 지 18년 만에 광주 민주화 관련 보상 심의회에서 5.18 민주화운동 사망자로 인정돼 명예를 회복했다.


지난 85년에 전북대 학생회관 옆에는 그의 추모비가 세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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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은 '이세종 광장'으로 이름 지어졌다. 95년에는 이 열사에게 대학 명예졸업장이 수여됐다.


전북대 학생들은 민주화를 위해 힘쓰고 동료들을 살리다가 희생된 이 열사의 추모비를 세우고 매년 추모 행사를 열고 있다.


이 열사의 추모비에는 당시 역사의 현장에 함께 있었던 김성숙 씨가 친구 이세종 열사를 생각하며 남긴 비분이 남겨져 있다.


"다시 살아 하늘을 보고 싶다"


무장 군부대로부터 친구들을 지키기 위해 동분서주하다 숨을 거둔 이세종 열사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매년 5월 17일 전북대학교 민주광장에서는 5.18 광주민중항쟁 기념식과 고 이세종 열사 추모식이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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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기자 so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