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 16℃ 서울
  • 8 8℃ 인천
  • 16 16℃ 춘천
  • 15 15℃ 강릉
  • 16 16℃ 수원
  • 13 13℃ 청주
  • 13 13℃ 대전
  • 11 11℃ 전주
  • 13 13℃ 광주
  • 16 16℃ 대구
  • 18 18℃ 부산
  • 16 16℃ 제주

태아는 자신의 '줄기세포'를 사용해 아픈 엄마를 보호한다 (연구)

배 속에서 엄마의 보호를 받는 태아는 단지 받기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인사이트(좌) smithsonianmag, (우)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김연진 기자 = 배 속에서 10개월 동안 엄마의 보호를 받는 태아는 단지 받기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최근 미국 학술지 스미스소니언 매거진은 태아가 산모에게 '줄기세포'를 이식해 면역력을 높이고 질병으로부터 엄마를 보호한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996년 전 세계인을 경악시킨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당시 하버드대학교 연구진이 20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혈액 검사를 한 결과 자신의 세포가 아닌 자녀의 세포가 혈액에서 발견됐으며, 자녀의 세포는 출산 이후 무려 27년 동안 엄마의 혈액 속에 남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인사이트smithsonianmag


이후 수많은 과학자들은 '태아의 세포가 산모에게 이식될 수 있다'는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갖가지 연구와 실험을 진행했다.


그러던 중 최근 미국 허치슨대학교, 워싱턴대학교 그리고 시애틀대학교의 공동 연구진은 태아의 세포가 엄마의 뇌까지 전달돼 뇌세포를 보호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연구진은 자신의 시신을 기증한 여성 중 치매를 앓았던 33명의 여성과 치매를 앓지 않았던 26명의 여성, 총 59명의 여성 시신을 부검해 뇌세포를 관찰했다.


인사이트Gettyimagesbank


그 결과 59명의 여성 중 37명의 여성에게서 'Y 염색체'가 발견됐다. Y 염색체는 남성(XY)에게만 발견되는 성염색체로, 아들의 Y 염색체가 엄마에게 이식됐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결과다.


딸을 임신한 엄마의 경우 태아와 산모 모두 여성(XX)이기 때문에 이를 구분할 수 없지만, 엄마에게서 Y 염색체가 발견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세포 이식이 가능함을 증명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59명의 여성 중 치매를 앓지 않았던 26명의 여성은 치매를 앓았던 33명보다 태아에게 받은 세포 양이 47%가량 더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인사이트Gettyimagesbank


이에 대해 연구진은 "이번 실험은 태아의 세포를 더 많이 받은 여성들이 치매와 같은 뇌 관련 질환에 걸리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해석했다.


이어 "태아의 세포가 줄기세포처럼 엄마의 몸속에 남아있다가 엄마의 세포가 손상되거나 공격을 받을 때 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체는 태아의 세포가 구체적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 엄마를 보호하는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지만, 태아가 배 속에서 엄마에게 도움을 받기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져 놀랍다고 전했다.


김연진 기자 ji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