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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 앓는 엄마 '똥기저귀' 챙기는 30대 딸의 눈물

난치병에 걸린 어머니를 홀로 모시고 사는 30대 딸이 자신의 고된 일상을 담담하게 밝혀 눈물샘을 자극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연합뉴스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난치병에 걸린 어머니를 홀로 모시고 사는 30대 딸이 자신의 고된 일상을 담담하게 밝혀 '눈물샘'을 자극했다.


지난 26일 국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긴 병에 효자 없다는 이유를 알겠어요'라는 장문의 사연이 공개돼 많은 누리꾼들을 안타깝게 했다.


자신을 30대 미혼 여성이라고 소개한 글쓴이 A씨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 '파킨슨병'에 걸린 어머니를 돌보는 하루하루를 소개했다.


파킨슨병은 대표적인 신경퇴행성 질환들 중 하나로 환자 스스로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해 가족이나 요양보호사 등 간병인이 필요하다.


직장 여성인 A씨는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데 똥·오줌 기저귀는 물론이고 식사와 청소 등을 퇴근 후에 혼자 해야한다고 했다.


낮에는 요양보호사가 12시부터 오후 4시까지 와서 어머니를 돌보지만 퇴근 후 돌아오면 집안은 난장판이 되기 일쑤라고 한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연합뉴스


30대를 넘긴 친구들은 연애를 하고 결혼과 출산 등으로 단란하게 지내는데, 정작 본인은 이성친구를 사귈 시간도 여유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런데 최근 어머니와 사소한 문제로 말다툼을 하게 됐는데 서로 감정이 상한 나머지 상처를 주는 말을 하고야 말았다.


서운한 마음이 들었던 어머니는 딸에게 "긴 병에 효자 없다더니 나는 아직 긴 병도 아닌데 너는 너무 빨리 온 것 같다"고 말씀 하셨다고 했다.


A씨는 자신이 5년 동안 병수발을 들었는데 그런 말을 듣자 감정이 폭발해 어머니에게 화를 내고 방을 잠근 뒤 혼자 펑펑 울었다.


다음날 일어나 보니 어머니는 스스로 똥·오줌 기저귀를 갈아입으려다가 거실 바닥에 오줌을 흘린 채 잠들어 있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연합뉴스


그 장면을 본 딸은 "너무 속상해 눈물을 펑펑 흘리고 어머니에게 잘 해야겠다고 스스로 다짐했다"며 글을 마무리 지었다.


해당 글이 올라오자 누리꾼들은 한국의 요양병원 등 의료 인프라가 선진국에 비해 제대로 갖춰지지 못해 난치병을 앓고 있는 가족들이 고통에 신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사회의 경우 노령화가 급속히 진행돼 국내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지난해 말 기준 699만5천652명으로 집계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전국의 요양병원은 1천272 곳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요양병원 1곳당 노인 인구가 5천499명에 달해 턱없이 부족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한편 해당 사연을 접한 현직 요양병원 근무자는 "어머니를 시설에 모시는 게 좋다"며 "집에서 케어하시는 거 본인도 힘들고 환자도 힘들고 장애등급 받으시면 병원비 그리 비싸지 않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