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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손에 이끌려 성형한 뒤 '대인기피증' 생긴 여대생

못생겼단 소리를 평생 듣다가 대학교 진학 이후 예쁘게 성형을 했지만 여전히 힘들고 괴롭다는 여대생의 사연이 소개됐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배수람 기자 = 평생 못생긴 외모라고 무시당해 부모님 손에 이끌려 성형까지 했지만 더욱 괴로운 삶을 살고 있다는 여대생의 사연이 소개됐다.


30일 고려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스북에는 익명으로 친구와 가족에게조차 외모 때문에 무시당했던 여대생 A씨의 글이 게재됐다.


A씨는 유치원생 때부터 어른들에게 동생과 외모를 비교 당했고, 학창시절에는 불어나는 살과 여드름으로 반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고 외면당했다.


자존감이 낮아진 A씨는 고등학교에 진학한 이후 "못생긴 애가 공부한다고 애쓴다는 소리를 할까 봐 흔한 독서실도 못 가봤다"고 한다.


악착같이 공부해 아버지가 좋아하는 고려대학교에 합격한 A씨는 부모님 손에 이끌려 성형외과를 찾아 곳곳을 성형하면서 당시 화가 많이 났다고 전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한 명이라도 내게 진심으로 '아름답다, 충분히 예쁘다'고 말해줬더라면. 엄마 아빠가 나를 못생겼다고 미워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많이 괜찮았을 텐데"라고 서러움을 토로했다.


이어 수술을 마친 뒤 회복실에서 붓고 멍든 얼굴로 숨도 제대로 못 쉬고 몇 달간 누워 지내는 동안 많이 괴롭고 외로웠다고 성토했다.


완전히 회복된 이후 중간고사까지 마친 A씨는 성형했다는 의심조차 못 할 정도로 자연스럽고 예뻐졌다고 한다.


그러면서 "부모님도 나를 많이 사랑해주고 주변에 나를 좋아해 주는 친구들도 사람들도 많은데 나는 지금도 사람 눈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한다"라면서 "나는 혐오스러운 성형 괴물이 돼버렸다"고 고백했다.


또한 자신을 진짜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기를 바라다가도 이런 자신을 사랑해주길 바라는 건 욕심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자책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성형으로 아름다운 얼굴을 가지게 됐지만 A씨는 성형 전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 타인의 기준에 맞추지 않더라도 충분히 사랑받을 수 있다고 스스로를 위로해주고 싶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이내 "나는 이미 나를 미워해서 수술대에 누웠기 때문에 더 이상 나를 사랑할 자격이 없는 것 같다"며 "나는 아직도 많이 아프고 괴롭고 외롭다"고 자조 섞인 말로 글을 끝맺었다.


해당 글을 본 누리꾼들은 "그동안 얼마나 많이 아팠냐"며 "충분히 사랑하고 사랑받을 자격 있으니 이제라도 스스로를 보듬어 주라"고 너나 할 것 없이 위로의 말을 전했다.


외모나 재력 등 외적으로 보이는 것이 상대방을 파악하는 잣대가 돼버린 사회 풍조 속에서 내적 아름다움이 진정한 아름다움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A씨의 사연은 안타까움과 동시에 씁쓸함을 안기고 있다.



배수람 기자 baebae@insight.co.kr